ADVERTISEMENT

2005년 미국 주택구입자 성씨 분류해보니…뉴욕주 Lee 1위, Kim 3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해 미국 주택시장에서 한인이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조사회사인 '데이터 퀵 인포메이션 시스템'이 지난해 각 주(州)의 주택구입자를 성(姓)으로 분류한 결과 뉴욕주의 경우 이(Lee)씨와 김(Kim)씨가 1, 3위를 차지했다. 몇 명씩인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버지니아주에서도 김씨와 이씨가 1, 2위를 기록했다. 두 주는 미국 동부에서 한인이 특히 많이 살고 있다.

하와이주에서도 이씨가 주택구입자 1위에 올랐다. 이씨 성을 가진 구매자는 워싱턴주에서도 5위를 차지했다. 김씨는 거의 대부분이 한인이고, 이씨 중에는 중국계도 있지만 역시 다수는 한인으로 보인다.

이들 한국계 이름은 2000년도 조사에서는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백인의 전통 성씨인 '스미스' '존슨'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5년 자료에서는 한인.중국계.라틴계 등 소수민족들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중국계 성으로는 첸(Chen.뉴욕주 4위)이 많았으며, 라틴계에서는 로드리게스와 가르시아라는 성이 주류를 이뤘다.

소수민족들의 주택 구입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융자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본인의 신용기록만으로 은행 융자 신청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형제나 배우자 등 가족의 신용도 반영할 수 있어 그만큼 융자 받기가 수월해졌다고 부동산중개인들은 말했다. 중개인들은 또 가파른 집값 오름세를 타고 소유욕이 강한 한인.중국계 등 아시안이 주택구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한인의 주택구입 붐은 한국 정부가 해외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풀고, 영어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자녀를 유학 보내는 일이 더욱 많아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한인의 부동산 구입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초 분양되는 윌셔 인근 주상복합콘도 '머큐리'에 한인이 몰리고 있다. 분양가가 40만~100만 달러인 이 콘도를 분양 신청한 사람이 11일 현재 1500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70%가 한인이었다.

뉴욕.LA지사=신동찬.김현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