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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소득성장, 고용에 부정적 영향 혼재돼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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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생활형 사회간접자본 확충 관련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생활형 사회간접자본 확충 관련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7일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 효과에 대해 “일부 고용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비판 귀담아 들을 부분 있어” #장하성 발언 다음 날 온도 차 #사퇴설엔 “확대 해석된 것”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서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최하위 계층, 자영업자 중에서도 어려우신 분들이라든지 일부 업종과 계층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측면에서는 좀 귀담아 들을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그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소득주도 성장의 제대로 된 정책 방향을 잡아서 같이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짧은 시간 내 정책 효과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자영업자나 근로소득자가 잡(일자리)을 유지했을 땐 긍정 효과가 있지만 일부 업종과 계층에 대해서는 고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혼재돼 있어 긍정·부정 부분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은 전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지속 추진 의사를 밝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이른바 ‘김&장’ 갈등설이 여전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장 실장은 26일 춘추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고용 가계소득지표는 소득주도 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며 “만약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아니라면 다시 과거 정책 방향으로 회귀하자는 것이냐”고 말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득 분배 불평등이 심화한 것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 통계 표본이 잘못돼 그렇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냐”고 묻자 “표본 오류 때문이란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해석상의 문제다. 통계의 오류는 아니며 통계청장에 대한 비판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예결특위 질의에서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25일 영상메시지)고 했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용과 민생이 참담하다”(21일 국무회의)고 말한 것을 지적하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경제 문제의 심각성을 달리 인식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엇박자, 부총리와 정책실장의 엇박자라는 말을 하는 건 좀 그렇다”며 “큰 틀에선 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 일자리 예산의 효과에 대해선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예산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다만 “재정에서 일자리에 대한 역할이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커버하지는 못한다. 일자리는 결국 시장과 민간 부문이 역동성을 보이며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불거진 사퇴설도 부인했다. 그는 사퇴설에 대한 질문에 “지난주 국회에 나와 경제 지표 악화에 관련해 ‘경제사령탑으로서 제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한 것이 확대 해석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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