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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고 갈라진 새 아파트…건설사 “하자 하나 없겠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KBS2 '제보자들']

[사진 KBS2 '제보자들']

올해 새로 지어진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지역주택조합과 건설사가 건물 하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합 측은 하자투성이 아파트의 안전이 입증되기 전까지 입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측은 조합이 추가 공사비를 낮추기 위한 억지 트집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는 1028세대의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두 달째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 사연을 소개했다.

이 아파트는 무주택자들이 조합원이 되어 지역주택조합을 조직하고 그 조합이 지정한 건설사가 지은 곳이다. 입주 예정자의 반 이상이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합원들은 내 돈으로 지은 새 아파트의 하자가 심각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진 KBS2 '제보자들']

[사진 KBS2 '제보자들']

조합 측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지하주차장 바닥에는 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 천장에서 비 오듯 물이 떨어졌으며 벽에도 물에 젖은 자국이 선명했다. 김동철 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아파트는 따로 샤워할 필요가 없다. 지하주차장에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 상무는 “밖에서 뜨겁고 습한 바람이 지하주차장의 찬바람과 만나면 결로가 발생한다”며 결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에 물 찼던 시점에 비가 100㎜ 이상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보수해서 그 정도 비가 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파트 곳곳에서 균열이 감지되기도 했다. 여영호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기둥 부분의 균열이나 기둥이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약간 틀어져 있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사진 KBS2 '제보자들']

[사진 KBS2 '제보자들']

건설사 상무는 “하자 하나 없는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세대 내는 거의 완벽하게 하자 보수 끝냈고, 콘크리트 구조상 균열이 안 갈 수가 없는 거다. 계속 보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하자 없다. 입주하는 데 아무 문제 없다”며 “어떻게든지 비방해서 추가 분담금을 낮추기 위한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를 조합 측이 부담해야 하는데 그 분담금은 약 380억원, 1인당 6800만원 정도다. 이 추가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조합 측이 억지 트집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 측 김 위원장은 “우리가 돈을 얼마나 내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하자가 심각하다”며 “저희가 낼 돈은 한 푼도 안 깎고 다 내겠다. 다만 정확하게 따져서 내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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