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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 더욱 커진 가계 빚…2분기 25조 늘며 1500조원 턱밑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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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중앙포토]

지난 1월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중앙포토]

 한국 경제를 뒤흔들 뇌관의 폭발력이 더 커졌다. 가계 빚이 15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2분기 신용잔액 1493조원 기록 #증가율은 7.6%로 둔화세 지속 #아파트 입주 늘며 주담대 증가 #전세자금대출도 4조원 늘어나 #기타대출도 10조원 가량 증가

 증가속도는 둔화했지만 지난해 3분기 1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빚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49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1468조2000억원)보다 1.5%(24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28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가계신용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7.6%로 2015년 1분기(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정부의 가계빚 관리 목표치인 8.2%를 밑돌며 2016년 4분기 이후 둔화세를 이어갔다.

 2분기 가계신용을 살펴보면 항목별로는 가계대출(1049조9000억원)이 1분기보다 22조7000억원 늘었다. 신용카드 이용 등 판매신용은 2조2000억원 늘어난 8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ㆍ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를 합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과 각종 부동산 및 대출 규제 도입으로 가계 빚 증가 속도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가계신용은 연간 증가액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118조원)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2016년 한 해에만 139조원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가계신용은 108조3000억원 늘어나며 3년 연속 가계빚 증가 규모가 100조원을 넘었다.

 그렇지만 규모가 줄어들며 급격한 증가세에는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올들어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 도입되며 증가 속도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떨치기에는 이른 듯하다. 가계 빚 증가폭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가계 빚을 늘린 것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택금융공사 등을 포함한 2분기 주택담보대출(734조8000억원)은 1분기보다 8조7000억원 늘었다. 전분기보다 증가폭(6조4000억원)이 커졌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고, 올들어 급등한 전세자금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015년 4분기 20만호에 육박했던 아파트 분양의 입주가 2분기에 이뤄지면서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한 탓에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2분기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55조489억원)은 1분기보다 4조2097억원 늘어났다. 입주와 관련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전세자금대출로 우회 수요가 몰린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1분기 증가폭을 줄였던 신용대출도 다시 늘어났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의 2분기 기타대출(411조2000억원)은 전분기보다 10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사가 늘면서 관련 비용이 많아진 탓에 기타대출이 확대됐다”며 “최근 은행들이 오토론을 취급한 것도 기타 대출 수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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