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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오른 러시아 선박, 지금도 부산항 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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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가 22일 부산항에 정박해 있다. 세바스토폴호는 북한에 정유제품을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1]

미국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가 22일 부산항에 정박해 있다. 세바스토폴호는 북한에 정유제품을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1]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선박들이 올해 한국에 수차례 입항한 적이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2일 보도했다.

VOA 보도 … 올해 포항 등 11회 입항 #다른 3척도 수차례 한국 드나들어

VOA에 따르면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선박은 총 6척으로, 이 중 4척이 최근 한국에 입항했다. 세바스토폴·보가타르·파티잔·넵튠호 등이다. 이 같은 사실은 VOA가 선박 위치 추적 웹사이트인 ‘마린트래픽’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 중 세바스토폴호는 지난 14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VOA는 “이 선박은 이후 상당 기간 부산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산항만청 서류에는 입항 목적이 ‘선박 수리’로 기재돼 있다”고 전했다. 또 “세바스토폴호는 올해만 최소 11차례에 걸쳐 포항·부산항 등에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보가타르호의 경우 올해만 아홉 차례 이상 포항·평택항 등에 입항했으며, 파티잔호는 다섯 차례, 넵튠호는 두 차례 한국에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1일 미 재무부는 석유 환적 등을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 해운 기업 2곳과 관련 선박 6척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로써 미 재무부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추가적인 대북 독자제재 조치를 했다.

VOA는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가 아닌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인 선박을 억류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정부는 공해상에서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 행위에 가담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코티호, 그리고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탤런트 에이스호 등 총 3척을 억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측면에서 세바스토폴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관계부처에서 제재 결의 위반 혐의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조현 외교부 2차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선박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억류된 선박을 풀어주는 방안 등 여러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진형·권유진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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