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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 진로 바꿔···23일 충남 상륙, 수도권 관통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성으로 본 태풍 솔릭의 모습. [NOAA/RAMMB]

위성으로 본 태풍 솔릭의 모습. [NOAA/RAMMB]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22일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특히, 태풍의 경로가 서쪽으로 더 이동하면서 충남 서해안으로 상륙한 뒤 수도권을 관통할 가능성이 크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태풍 솔릭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6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23㎞의 속도로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이 초당 43m에 이르는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솔릭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 속의 족장을 칭한다.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23일 새벽에 제주도 서쪽을 지나 북상하다가 23일 밤에 서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은 2012년 9월 ‘산바’ 이후 6년 만이다. 태풍은 이후 수도권과 강원도를 관통한 뒤 24일 오전에 동해 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서쪽으로 휘면서 느려져…수도권 강타한 ‘곤파스’와 유사

태풍 솔릭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제공]

태풍 솔릭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당초 태풍이 전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본 열도에 자리 잡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태풍의 예상 이동경로를 더 서쪽으로 이동했다. 태풍은 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여부에 따라 태풍의 이동 경로도 달라진다.

태풍 솔릭이 현재 예상 경로대로 이동한다면 2006년 전남 남해안에 상륙해 큰 피해를 남긴 태풍 ‘에위니아’보다는 2010년에 서해안으로 상륙해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와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곤파스는 당시 18명의 인명피해와 1300여 명의 이재민, 1670여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현재로써는 태풍 솔릭이 경기 남부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24일 새벽에 태풍이 가장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솔릭이 더 서쪽으로 경로를 틀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태풍이 서해를 따라 북상하더라도 한반도가 태풍의 동쪽인 위험반원에 들어오기 때문에 여전히 큰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의 동쪽은 편서풍과 합쳐져 강도가 더욱 세지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더 확장함에 따라 현재 태풍의 속도가 더 느려지면서 계속 서진하고 있다”며 “전남 남해안에 상륙하는 것보다는 강수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나 서쪽을 중심으로 강풍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남해안 태풍 예비특보 

태풍 '솔릭'의 북상 소식이 전해진 20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 어촌계에서 어민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소형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태풍 '솔릭'의 북상 소식이 전해진 20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 어촌계에서 어민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소형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오는 22일부터 제주도에 비가 시작돼 밤에는 전남 남해안으로 확대되겠고, 23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전남과 제주도, 경남 서부, 지리산 부근에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에 걸쳐 100~25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여기에 제주도 산지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는 지형적 영향까지 더해져 시간당 50㎜ 안팎의 매우 강한 비와 함께 총 400㎜ 이상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태풍이 상륙하는 23일에는 서울과 경기, 강원, 충남, 전북 등을 중심으로 최대 1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21일 밤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22일 오전부터는 제주도 육상과 제주도 앞바다, 남해 서부 먼바다에 태풍 예비특보를 내렸다. 23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대된다.

유 국장은 “22~23일에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남해와 서해를 중심으로 5~8m의 매우 높은 파고가 일겠으니, 해상 안전사고 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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