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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 정치 펴야" 소신 남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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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큰 바늘은 어떤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이 정치인 시절 즐겨쓰던 말이다. 작은 일에 매달려 정쟁을 벌이지 말고 큰 틀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이 담겨있다. '정치 협상의 명수'로 기억되는 그가 10일 오후 5시47분 서울 동숭동 서울대학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8세.

강원도 동해 출신인 고인은 일본 나니와(浪華)상업학교를 졸업했으며, 1954년 제3대 민의원(자유당)을 시작으로 일곱번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공화당 원내총무, 국회 상공위원장.부의장을 지냈다. 그는 79년 강릉.명주.삼척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7선 의원에 당선됐으나 그해 10월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권력형 부정축재자로 몰려 고초를 겪었다. 80년 5월 17일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돼 46일 동안 감금된 상태에서 재산을 강제 헌납해야 했다.

그는 75년 사재를 출연해 자신의 호(동곡)를 딴 동곡문화재단을 설립해 강원도 향토문화 발전과 후진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2001년부터 민족중흥회장을 맡아왔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택기 전 국회의원 등 5남3녀와 사위로 임주웅 전 동부생명 사장, 김평우 전 대한변협 사무총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영안실 특실. 발인은 13일 오전10시. 02-3010-2631.

이현상.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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