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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 아크로폴리스 집회 금지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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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반(反)운동권인 서울대 총학생회가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의 집회 금지를 추진하자 '학습권'과 '시위권'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본부 건물과 중앙도서관 사이에 있는 아크로폴리스 광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상징적인 장소다. 각종 학내 집회와 행사는 관행적으로 이곳에서 열려왔다. 황라열 총학생회장은 "예전엔 집회 때문에 시끄러워도 도서관 학생들이 참았지만 시대가 변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집회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과대학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아크로폴리스 광장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운영위원은 "집회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된 기본권"이라며 "아크로폴리스 광장은 물론, 교내 어떤 장소에서도 집회를 금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중앙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법대 학생은 "확성기 등 집회 소음이 공부하는 데 상당히 방해되는 게 사실"이라며 "총학생회의 결정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자연대 학생은 "그동안 선배들이 힘들게 쌓아온 아크로폴리스의 상징성을 무너뜨리는 비민주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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