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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니티콘·이니티콘·유모티콘…정치인 필수템 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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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해찬 후보의 '챠니티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해찬 후보의 '챠니티콘'

‘이거 실화냐’ ‘칭찬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는 이해찬 후보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실제 오프라인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지만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 세계에선 다르다. 이 후보 캠프는 당 대표 경선을 준비하면서 ‘챠니티콘’을 제작했다. ‘챠니’는 이해찬 후보의 이름을 따서 만든 애칭이다.

이 후보의 평소 이미지는 딱딱한 편이지만, 챠니티콘은 다르다. 캠프 관계자가 직접 디자인해서 제작 비용은 0원. 제작 기간은 일주일이 채 안 걸렸다고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의 '챠니티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의 '챠니티콘'

문재인 '이니티콘' 홍준표 '홍모티콘' 등 정치인 이모티콘 열풍 

정치권에서 이모티콘 제작이 활발해진 건 지난 2016년 총선을 전후해서다. 스마트폰과 SNS 사용이 보편화하고,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해지면서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정치인이 늘었다.

'이니티콘'을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

'이니티콘'을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

2017년 대선 때는 ‘이니티콘’ ‘홍모티콘’ ‘유모티콘’ ‘심블리콘’이 등장했다. 각각 민주당 문재인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이모티콘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텔레그램용 이모티콘이 있지만 적극 활용하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니티콘'

문재인 대통령의 '이니티콘'

이니티콘은 문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와 ‘이모티콘’의 합성어다. 지난해 4월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서 그의 얼굴 사진에 ‘안녕’ ‘헐’ ‘토닥토닥’ ‘콜(call)’ 등 일상에서 자주 쓰는 문구를 삽입한 이모티콘 30종을 자체 제작해 공개했다. 선거와 연관되는 이모티콘은 ‘1번 타자’ 문구가 새겨진 것, 촛불을 들고 있는 것 정도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홍모티콘'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홍모티콘'

홍모티콘 14종은 이니티콘에 비하면 좀 더 적나라한 문구들이 많다. ‘홍찍자’ ‘홍준표가 바꾸겠습니다’ ‘안보가 경제다’ ‘열심히 할게요’ 등이다. 홍 후보의 표정도 3가지 정도로 제한적인 편이다. 이 이모티콘들은 지금도 당 홈페이지 홍보자료실에 올라와 있다. 당 관계자는 “주요 지지층이 이모티콘을 많이 쓰는 세대가 아니라 크게 화제가 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민 B컷 사진으로 '노잼' 탈피…심블리 심상정은 '웃겨야 산다'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유모티콘'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유모티콘'

유모티콘은 성원에 힘입어 3탄까지 나온 케이스다. 한 캠프 관계자가 유 후보의 ‘B컷 사진’에 재밌는 문구를 넣어 이모티콘처럼 만든 게 시작이다. 당시 캠프 관계자는 “유 후보가 주먹 불끈 쥐고 강연하는 사진에 ‘뭐 임마’ 라는 문구를 달았는데 재밌다는 반응이었다”며 “까칠하고 재미없다는 유 후보의 이미지를 깰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심블리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심블리콘'

중량급 정치인 중 이모티콘을 가장 앞서 활용한 이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다. 2016년 초 ‘심블리콘’이 탄생했다. 심 의원이 전화 수화기를 든 사진 밑에 ‘자니?’라는 문구를 넣는가 하면, ‘맞아볼래?’ ‘먹어 엿!’ 등 유머 코드를 최대한 활용했다. 심 의원실의 이석현 홍보기획비서관은 “심상정이라는 정치인이 시민들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며 “이모티콘의 존재 이유는 사용되는 것인데, 용비어천가식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안 웃기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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