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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데 부채질하는 BMW "한국인 운전 스타일 때문"

중앙일보

입력

불이 난 BMW 차량. [중앙포토]

불이 난 BMW 차량. [중앙포토]

한국에서 BMW 연쇄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독일 BMW 본사가 화재 책임을 한국 운전자에게 떠넘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국영통신사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다.

14일자 보도에서 신화통신은 독일 본사에 유독 한국에서 차량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질의했다.

요헨 프레이 독일 BMW 본사 대변인과 인터뷰 내용을 게재한 신화통신 홈페이지.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쳐]

요헨 프레이 독일 BMW 본사 대변인과 인터뷰 내용을 게재한 신화통신 홈페이지.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쳐]

이에 대해 요헨 프레이 독일 BMW 본사 대변인은 “화재가 일어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지 교통상황(local traffic conditions)과 운전 스타일(driving style)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한국에서 화재가 집중되는 현상의 책임을 한국 도로 상황과 한국 운전자에게 떠넘긴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통신 보도에 대해 BMW그룹코리아는 “독일어가 모국어인 요헨 프레이 대변인이 영어로 답변하고, 중국의 통신사가 영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역”이라고 주장했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에 따르면, ▲냉각수가 검댕이처럼 침전해 있고 ▲주행거리가 굉장히 많은 차량이 ▲장시간 주행 도중 ▲배기가스 우회밸브(bypass flap)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갈 경우에만 BMW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다.

이 중 두 번째 화재 요건인 ‘▲주행거리’를 요헨 대변인이 ‘현지 교통상황’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세 번째 화재 요건인 ‘▲장시간 주행’을 요헨 대변인이 ‘운전 스타일’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는 주장이다.

정부서울청사 BMW 자동차 전용 주차구역 [중앙포토]

정부서울청사 BMW 자동차 전용 주차구역 [중앙포토]

이에 대해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독일과 한국의 교통상황과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이를 원인으로 지목한 건 오만함의 극치”라며 “하랄크 크뤼거 BMW 독일 본사 최고경영자(CEO)와 요헨 프레이 대변인을 형사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고소인은 차량 화재 피해를 본 피해자와 BMW 피해자 모임에 소속된 회원 19명 등 20명이다.
문희철·이가영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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