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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두고도 공방 …"경제 걸림돌 안 되게” “속도 조절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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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자유한국당 신보라,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왼쪽부터)은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에서 합의한 내용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발표했다. 왼쪽 넷째와 다섯째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원내대변인과 정의당 최석 대변인.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자유한국당 신보라,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왼쪽부터)은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에서 합의한 내용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발표했다. 왼쪽 넷째와 다섯째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원내대변인과 정의당 최석 대변인.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 간의 대화는 주제에 따라 온도차를 보였다.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여야의 협치와 선거제도 개혁 등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경제 문제 등에서는 날선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야당 원내대표들은 소득주도 성장과 탈원전 문제 등에서 속도조절을 요구하며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이날 오간 대화를 각 당 원내대표와 대변인의 브리핑을 참조해 발언록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청와대 오찬 회동 발언록 재구성 #김성태 “국민들에겐 경제가 평화 #은산분리 완화 잘한 일, 적극 도울 것” #국민연금 개혁 관련 설전 이어져 #장병완 “낸 만큼 못 받을까 불안” #대통령 “최종안 미확정, 오해 말라”

◆ 남북 관계

-문재인 대통령 : 비핵화는 알려진 것보다 물밑 접촉 등 여러 가지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미 간에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외교·안보에 대해서도 소통을 강화하겠다. 판문점 선언 비준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진정한 평화는 핵 없는 평화다. 핵 있는 평화는 성립이 안 된다.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분위기는 좋아진 듯한데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이 별로 없다는 게 국민들 걱정이다. 앞으로 대통령께서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선 이 비핵화의 진전 없이 조급증을 가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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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국회의 판문점 선언 비준은 한국당이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걱정을 덜어 드리면서 비준 동의안 처리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9월 3차 남북 정상회담, 조만간 있을 것으로 희망하는 종전선언 등 비핵화 프로세스들이 가시화되면 한국당도 같이 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대행 :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조정자 역할을 넘어 보다 주도적이고 촉진자적인 역할을 하시고 9월 정상회담이 잘 되기를 바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 (다른 원내대표들에게) 9월 회담에 (북한과) 국회 회담을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 대통령 : 판문점 선언에 국회 정당 간 교류도 들어가 있다. 이번 평양 방문 때 국회도 포함시켜 남북 정당, 국회 간 교류의 단초를 마련하는 게 좋다.(이 제안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명확한 입장 밝히지 않음)

◆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김성태 : 북한산 석탄 의혹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진짜 국익이다. 정부가 진정성 있는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야권이 국익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다.

-문 대통령 : 외교부 차관까지 국회 원내대표들을 방문해 설명했다. 석탄 문제, 외교 문제는 다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서로 인식하고 있는 정도가 달라서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소통에 힘을 기울여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김성태 : 외교부 차관 방문 설명 이후에 외교부는 북한산 석탄 들여온 적 없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관세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설명과 해명은 진실되지 못하고 믿을 수 없다.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김관영 : 외교부 차관 설명을 듣기 전 가졌던 많은 의문이 설명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점들이 남아 있다. 대정부 질문을 통해 우리가 가진 의문들을 확인하고 의문점이 늘어난다면 국조도 고려해 보겠다.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 메뉴 오색 비빔밥. 다섯 가지 색깔은 여야 5당을 나타낸다. [김상선 기자]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 메뉴 오색 비빔밥. 다섯 가지 색깔은 여야 5당을 나타낸다. [김상선 기자]

◆ 탈원전 정책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수요 예측이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지적된다. 신재생 에너지가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 탈원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김성태 : 탈원전 정책은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첫 의제로 다루자. 탈원전 정책은 스텝바이 스텝으로 가야 한다. 상설협의체에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자.

-홍영표 : 정책홍보가 부족한 면이 있다. 원전 관련 괴담이나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문 대통령 : 탈원전은 70년에 거쳐 점진적으로 되는 것이다. 이미 원전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탈원전 문제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다.

◆ 규제 완화

-김성태 : (문 대통령이) ‘평화가 경제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들어본 국민 목소리는 ‘경제가 평화’이다. 은산 분리 규제개혁 완화는 정말 잘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적극 돕겠다.

-윤소하 :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촛불의 요구, 민심의 요구와는 다른 쪽으로 기류가 형성돼 난기류가 될 우려가 있다. 현재 정부가 입법을 예고한 혁신성장과 규제 완화라는 측면은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 외국인 카지노 허용 문제는 어떻게 된 건가.

-문 대통령 : 외국에 있었던 예를 들어 이야기한 것이지 진행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이 지적한 부분은 신중한 입장을 갖고 대하겠다.

◆ 소득주도 성장

-김성태 : 대통령의 정책이 당위 문제에만 너무 치우쳐 있다. 소득주도 성장의 폐단을 이해를 좀 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게 좋겠다.

-윤소하 : 1년 만에 소득주도 성장을 평가하는 것은 이른 것이다. 단기간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장기 전략으로 꾸준히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김관영 : 산업 현장에선 예상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재검토가 필요하다.

-장병완 : 최저임금에 관해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지역별·업종별로 차등 조정해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문 대통령 : 경제정책은 나라 경제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런 부분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자.

◆ 국민연금 개혁

-장병완 : ‘낸 것만큼 못 돌려받는다’는 국민의 비판을 국민연금이 받고 있다.

-김관영 : 공석인 국민연금기금운영본부장도 신속한 인사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 : 국민연금 문제에 대한 정부의 최종 입장은 확정 안 됐다. 국회에서 거칠 절차가 많기 때문에 정부 입장이 아닌데 마치 추진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말아 달라. 국민연금기금본부장은 검증 과정에서 몇 번 오류가 생겨 탈락하다 보니 늦어졌다. 빨리 하겠다.

윤성민·성지원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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