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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앞다퉈 졸업생 모셔가는 UNIST,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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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개교한지 10년도 채 안 된 지방대학이 세계 각국의 유명 대학과 기업으로 졸업생을 진출시켜 화제다. 2009년 설립된 울산과학기술원(UNIST)가 그 주인공이다.

평균 연령 42.8세 젊은 교수들 포진 #최첨단 시설로 연구 전폭 지원 성과

UNIST는 지난 14일 에너지공학과의 시바프라카시생고단(35) 박사가 영국 명문대학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재료공학과 교수로 임용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MIT’라고도 불리는 ICL은 노벨상 수상자만도 14명이나 배출했다.

생고단 박사는 인도 첸나이의 안나대학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지인의 권유로 2010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2015년에 박사학위를 따고 이후 박사후연구원 신분으로 UNIST에서 계속 근무해왔다. 생고단 박사는 학위 과정 동안 연료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촉매와 전극소재를 개발하는 뛰어난 성과로 주목받았다.

지난 3월에는 수리과학과를 졸업한 이효정(32) 박사가 학위 취득 1년 만에 일본 국립 홋카이도대 의학대학원에 교수로 임용됐다.

2015년에는 에너지공학과 출신 최효성 박사가 당시 30살 나이로 한양대 교수에 임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소재공학부 졸업생으로 부산 부경대 교수로 임용된 이보람(35) 박사, 미국 국립연구소를 거쳐 실리콘밸리 기업으로 진출한 정수경(37) 박사 등도 있다.

UNIST 측은 이 같은 성과가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연구 위주 학풍이 낳은 결과라고 말한다. UNIST 교수진은 평균연령이 42.8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연구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대학이 요구하는 연구결과도 논문의 수가 아닌 피인용 지수 등 논문 영향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UNIST는 또 교내 연구지원본부에 최첨단 연구시설과 전문 기술원들을 갖추고 연구자를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전통 명문대와 KAIST·포스텍 등을 제치고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제일 많이 보유한 한국 대학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재성 UNIST 부총장은 “개교 초부터 연구의 질적 수준을 강조하면서 인재들을 길러온 결과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100% 영어를 사용하는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한 점도 동문들의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고 비결을 밝혔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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