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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조 강해도 아킬레스 건은 있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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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상대라도 약점은 있다. 상대의 강점을 정확히 알아 이를 봉쇄하고, 약점을 찾아 집중 공략해야 이길 수 있다. G조 상대의 강점과 아킬레스 건은 어디일까.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右))과 티에리 앙리(아스널.(上))가 있는 이상 프랑스는 누구도 쉽게 꺾을 수 없는 강팀이다. 지단은 지난해 대표팀에 복귀한 뒤 휘청거리던 '레 블뢰(프랑스 대표팀 애칭)'를 곧추세웠다. 중원의 사령관답게 결정적인 패스 한 방으로 골 찬스를 만들어낸다. 앙리는 웨인 루니(잉글랜드)가 빠지는 이번 대회에서 득점왕에 도전할 만한 선수로 꼽힌다. 요즘 컨디션이 정말 좋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예약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유연한 볼 컨트롤, 강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슈팅은 '최고 골잡이'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도 빈틈은 있다. 정효웅 MBC-ESPN 해설위원은 "앙리와 지단이 모두 왼쪽 공격을 선호하기 때문에 왼쪽 포지션에서 중복 문제를 일으키는 게 프랑스의 약점"이라고 말했다. 앙리가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별 활약이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주역들의 노쇠화도 문제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세대교체를 위해 지단(33), 클로드 마켈렐레(32.첼시), 륄리앙 튀랑(33.유벤투스)을 제외시켰다가 지역 예선에서 부진하자 복귀시켰다. 지단은 예술축구의 핵이지만 체력이 달리고 수비전환에서 문제가 있다는 평을 듣는다. 수비수들은 아직도 정상급이지만 전성기 같은 순발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한국이 견고하게 수비를 하다가 역습을 하면 통할 수도 있다. 강력한 두 명의 중앙수비수와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마켈렐레가 지키고 있는 중앙보다는 측면을 뚫는 게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프랑스의 포백라인은 아직 미완성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뛴 중앙수비수 장 알랭 붐송은 소속팀 뉴캐슬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많이 범해 벤치로 밀린 상태다. 대체할 선수로 가엘 지베.세바스티앙 스킬라치(이상 AS 모나코)가 있긴 하지만 미덥지 못하다. 왼쪽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첼시)를 중앙으로 옮기고, 왼쪽에 미카엘 실베스트르(맨U)를 놓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갈라스의 폭발적인 오버래핑 능력을 활용할 수 없다는 약점이 생긴다.

프랑스의 팀 분위기도 썩 좋지는 않다. 세대교체를 하려다 좌절한 도메네크 감독은 팀 장악력이 약하다. 실수가 잦은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를 도메네크 감독이 쉽게 내치지 못하는 이유가 '지단 사단'의 견제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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