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해외여행…돌싱男 “결혼해야” 여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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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인이 해지는 풍경을 즐기고 있다. [뉴스1]

한 연인이 해지는 풍경을 즐기고 있다. [뉴스1]

매니저님, 이제 교제도 할 만큼 했고 서로 재혼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본 상태이니 이번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 같이 가자고 해도 되겠죠” 

한 재혼정보회사에서 소개받은 여성과 올해 3월부터 약 5개월간 매주 3~4회씩 만남을 유지해온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 남성 K씨(54·변호사)가 상대와의 교제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하여 해외여행을 제의하고자 담당 매니저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다.

그 사람하고 재혼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에 해외여행 가기를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평소에 국내에서 만날 때는 잘 몰랐는데 해외에 나가보니까 너무 어리바리하고 국제 감각이 전혀 없어서 재혼 생각을 접기로 했습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돌싱여성 L씨(42)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남성과 해외여행을 같이 갔다가 실망해 재혼을 단념했다고 말했다.

재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이성과 해외여행을 같이 간다는 것은 돌싱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재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이성과 해외여행을 같이 가는 것에 대해 돌싱 남성은 ‘상대와 재혼을 하기로 결심했다는 의미’로 여겼다. 반면 여성들은 해외여행을 ‘상대를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정보 사이트 온리-유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재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이성과 해외여행을 같이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 10명 중 6명꼴인 60.1%는 ‘재혼 결정’으로 답했고, 여성의 52.2%는 ‘상대파악의 일환’으로 답했다.

나머지 남성 39.9%는 ‘상대파악의 일환’, 여성의 47.8%는 ‘재혼 결정’으로 답했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초혼이나 재혼을 불문하고 대체로 결혼 상대를 결정할 때는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신중한 편이다”라며 “남성은 재혼대상자와 해외여행을 함께할 정도라면 재혼을 어느 정도 굳힌 상태이나, 여성들은 해외여행에서 상대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나면 헤어지는 쪽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재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이성과 해외여행을 같이 가면 상대의 어떤 점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까요?’에서는 남성의 경우 3명 중 한명 꼴인 33.2%가 ‘준비성’을, 여성은 35.2%가 ‘비상시문제해결 능력’을 꼽아 각각 첫손에 꼽혔다.

이어 남성은 ‘체력’(26.1%) - ‘국제 감각’(21.0%) - ‘배려심’(12.2%) 등의 순이고, 여성은 ‘국제 감각’(26.9%) - ‘배려심’(17.8%) - ‘준비성’(13.8%)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낯선 나라에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평소 잘 보이지 않던 상대의 장단점이 잘 드러난다”라며 “남성은 상대의 섬세한 준비성, 여성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상대의 대처능력을 파악하는데 해외여행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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