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란 대통령, 부시에 '핵 해법' 서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골람 후세인 엘람 이란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엘람 대변인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서한에서 "(이란 핵문제로 야기된) 세계 정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이를 풀기 위한 해법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서한이 양국 간 직접 협상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서한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 관영 ISNA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 서한을 받은 뒤 그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테헤란을 겨낭한 금융 제재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란의 돈줄을 죄는 미국의 금융제재는 지난해 말부터 북한에 적용한 제재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초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에 착수했다. 스위스의 대형 은행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했다. 또 미국은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도 대(對)이란 금융제재에 관한 설득작업을 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도 지난주 "이란의 핵 위협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군사적 대응보다는 금융제재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융제재가 성공할 경우 이란은 북한보다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북한에 비해 이란의 국제 금융.통상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란은 지난해 수출 510억 달러, 수입 480억 달러 등 무역규모가 10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 강도가 강해지고 있지만 이란은 전혀 물러설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미국.영국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움직임을 구체화하자 이란은 7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의회는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 보낸 성명을 통해 "안보리는 이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란 의회는 정부에 NPT 탈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