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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7’? 이해찬·손학규·정동영, 11년 전 인연 ‘재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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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JTBC 방송 캡처]

왼쪽부터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JTBC 방송 캡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 정동영 민주평화당 11년만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세 사람은 최근 함께 정치 전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사람은 당대표가 됐고, 한 사람은 당대표에 도전했고, 또 한 사람은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이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 5일 평화당 전당대회에서 전체 68.57% 지지를 얻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민주당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6.4%를 얻는 등 민주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서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른바 ‘이해찬 대세론’이 형성된 상황이다.

손 고문도 이번 주 중 바른미래당 대표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 당선권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과 손 고문이 경선에서 승리하면 이들 3명은 11년 만에 정국 운영과 차기 총선 승리 등을 놓고 재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들은 2007년 지금의 민주당 전신 격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제17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정 대표는 호남의 지지와 조직력 등을 앞세워 1위(전체 득표율 43.8%)를 차지했다. 반면 손 고문과 이 의원은 정 대표 측의 조직동원 의혹까지 제기하며 반발했지만 각각 2위(34%), 3위(22%)에 그쳤다.

이들 3명의 관계는 ‘인연’이라기 보다 ‘악연’이라고 할 만하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당시 후보 토론회에서 정 대표가 “열린우리당은 실패했다”고 비판한 이전 발언에 대해 이 의원은 “정동영은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이 후보와 저는 서울대 동기로 오래된 친구인데…”라고 말했고, 이 후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친구 얘기는 그만하라”고 하기도 했다.

손 고문 역시 당시 “정 후보가 조직 동원을 하고 있다”며 경선을 보이콧한 일도 있었다.

정 대표와 이 의원의 관계뿐 아니라 이 의원과 손 고문의 관계도 주목할만하다. 손 고문이 2008년 1월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의 당 대표가 되자 이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인사가 그 지향을 쫓아갈 수 없다”며 바로 탈당했다.

이처럼 그간 제로섬 게임을 해왔던 이들이기에 협치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지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11년 전일이고 지금은 당 대표를 서로 노리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평생 이해찬 덕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얘기도 했는데 제가 됐으니까 선배께서도 조금 덕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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