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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작은 거인' 정민수 호투, 화순고 16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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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고가 우완 투수 정민수(19·3학년)의 호투에 힘입어 대통령배 고교야구 16강에 올랐다.

화순고는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32강전에서 파주 율곡고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4-2로 이겼다.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선발로 나온 오찬준이 2회 말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는 등 1사 주자 1,3루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현욱 화순고 감독은 발빠르게 마운드를 교체했다. 위기에 강한 정민수를 바로 올렸다.

대통령배 고교야구 화순고 투수 정민수. 박소영 기자

대통령배 고교야구 화순고 투수 정민수. 박소영 기자

정민수는 율곡고 9번 타자 김세연으로부터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를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 김다운을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이후 정민수는 최고 시속 134㎞인 빠른 볼에 각이 큰 슬라이더를 섞어 율곡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정민수는 수비 실책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으면서 7과3분의2이닝 동안 1실점(0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양 팀 모두 실책으로 6회에 1점씩 뽑으면서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결국 정규이닝인 9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아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정오 가까이 되면서 뜨거운 열기가 한층 심해졌다. 그 탓인지 10회에 율곡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너졌다. 화순고는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10회 초 무사 주자 1,2루 득점 기회에서 화순고 1번 타자 박재완은 번트를 쳤다. 이 타구를 율곡고 투수 정현욱이 1루수에 제대로 송구하지 못하면서 2루주자가 홈까지 쇄도해 2-1로 역전시켰다. 이후 율곡고의 거듭된 실책으로 화순고는 2점을 더 뽑아 승기를 가져왔다.

이현욱 감독은 "정민수가 올해 공을 많이 던져서 오늘도 등판시키기가 미안했는데 잘 던져줘서 고맙다"고 칭찬했다. 정민수는 이날 전까지 올해 14경기에 나와 55와3분의1이닝 던져 2승1패, 평균자책점은 3.11을 기록하고 있다. 키 1m73㎝·73㎏로 작은 체격이지만, 공을 예리하게 꽂는 제구가 남다르다. 정민수는 "아무래도 작은 체구 때문에 공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상하좌우로 공 하나를 넣었다 뺐다 하는 등의 훈련으로 제구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화순고는 7일 오후 6시 소래고와 16강전을 치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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