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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채 발견된 제주 실종 30대 여성 부검결과는

중앙일보

입력

제주 가파도 인근 바다에서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가 지내던 세화항 캠핑카. 최충일 기자

제주 가파도 인근 바다에서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가 지내던 세화항 캠핑카. 최충일 기자

지난 1일 가파도 해상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세화항 캠핑객 최모(38·여)씨의 부검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신이 실종된 곳에서 해안을 따라 103㎞나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돼 타살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2일 오후 2시 제주대 병원서 부검

제주 가파도 인근 바다에서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의 시신이 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가파도 인근 바다에서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의 시신이 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지방경찰청은 2일 부검을 통해 사인과 범죄피해 여부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부검은 2일 오후 2시에 제주대 병원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일부 부검 결과는 이르면 3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부검시 특히 시신의 폐 내에 플랑크톤이 검출되는지를 확인해 살아있을 때 바다에 빠졌는지 죽었을 때 빠졌는지 여부도 판단할 예정이다. 시신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되면 바다에 빠진 후 숨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플랑크톤이 검출되지 않으면 숨진 상태에서 던져졌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실종 당일인 25일 오후 11시13분에 언니와 형부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오후 11시38분 최씨가 다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최씨의 생사가 확인되는 건 이때까지다.

최씨가 언니에게 전화를 건 오후 11시38분부터 최씨 남편이 아내를 찾기 시작할 때까지 30여 분 사이의 최씨 행방이 묘연하다. 남편은 아내가 없어진 것을 인지한 후 15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3시 21분쯤 최씨의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제주 세화항 실종 여성 관련 흔적들이 있는 장소. [사진 제주지방경찰청]

제주 세화항 실종 여성 관련 흔적들이 있는 장소. [사진 제주지방경찰청]

생전 최씨의 흔적은 세화항 곳곳에서 발견됐다. 공중화장실 뒤편 자동차 추락 방지턱에서는 그녀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발견됐다. 방지턱과 물가의 거리는 불과 50㎝ 정도로 인접해 있었다. 최씨가 신었던 분홍색 슬리퍼 한쪽은 내항에서, 다른 한쪽은 2.7㎞ 떨어진 외해에서 발견됐다. 또 지난 26일 새벽쯤, 휴대전화가 발견된 화장실 인근에서 20m쯤 떨어진 반대편 월파 방지턱에서 그녀가 마셨던 것으로 추정되는 소주병을 치웠다는 환경미화원의 진술도 나왔다.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가 실종된 세화항 전경. 최충일 기자

숨진채 발견된 최모씨가 실종된 세화항 전경. 최충일 기자

경찰은 현재 범죄 연루 가능성보다는 실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숨진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의 시신에 대한 육안 조사에서 생존 당시 외력에 의한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살 등 범죄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다고 보고 있으며, 실종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내항에 실수로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수진 제주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변사체에 외력에 의한 상처가 없지만, 부검 등을 진행해 더 정확한 사인을 밝힐 것”이라며 “실족·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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