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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관할구역 불균형 심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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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시내 경찰서 관할구역이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민생치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내무부·검찰 등 치안관계기관 합동으로 구성된「민생치안 실태조사팀」은 2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대한 민생치안 현황을 조사,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11월 안으로 치안수요급증지역에 대한 ▲경찰서 증설 ▲파출소 증설 ▲예산지원 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강남서의 경우 관할지역은 서울시내 경찰서 가운데 가장 넓은데다 고층아파트·유흥업소가 밀집돼 각종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으나 경찰인력이 달려 민생치안 부재의 대표적 지역으로 지적됐다.
◇관할지역 불균형=강남서가 치안책임을 맡아야할 인구수는 강남구 일부와 송파구의 70만 4천명. 경찰 수는 5백 70여명으로 1인당 치안수요는 1천 2백명꼴.
서울시내 경찰 한사람이 평균 7백 20여명 맡는데 비해 거의 2배나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강남서 소속 송파 파출소의 경우 파출소 직원 11명이 관내 9만 7천여 명의 치안을 맡고있어 1인당 8천 8백여 명으로「민생치안」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미결수 탈주 사건의 범인들이 치안본부의 호별 수색지시를 비웃으며 송파 파출소 관내 문정동 정해진씨(35) 집에서 한차례의 검문도 없이 3일간 머무를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엄청난 치안수요를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송파 파출소는 관할면적이 9·08평방km로 동대문 경찰서의 5·08평방㎞보다 넓으며 인구수는 종로서의 10만 9천여 명과 거의 비슷, 강남서 24개 파출소 중 1개 파출소가 다른 지역의 1개 경찰서 규모와 맞먹는 업무로 민생치안 부재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범죄발생=강남서는 서울시내 경찰서 평균 범죄발생 건수보다 2∼3배 가량이 많다.
강-절도·도난·폭력 등 연평균 범죄 발생건수는 경찰서당 1만 1천 건에 비해 강남서는 1만 9천건. 형사민원은 다른 지역 평균 5천 8백여 건에 비해 강남서는 9천 9백여 건.
교통사고의 경우 강남서내 연평균 발생 건수는 9천 7백 건으로 다른 경찰서 평균 3천 6백 건의 3배에 이르고있다.
조사결과 관할지역규모·범죄발생 건수 등이 강남서는 강북의 종로·중부·남대문. 서대문경찰서를 합한 것과 비슷, 단기적으로 파출소를 증설하고 장기적으론 이 지역에 경찰서 1개 이상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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