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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보기 전에 제 시체 치워주세요”…처지 비관 남성 구한 경찰

중앙일보

입력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40대 남성을 경찰이 구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40대 남성을 경찰이 구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40대 남성이 자신의 삶을 비관해 “가족들이 보기 전에 제 시체를 치워달라”는 신고 내용을 경찰이 전해듣고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해 이 남성의 목숨을 살렸다. 이 40대 남성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양주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11시5분쯤 A씨(40)는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로 전화해 ‘나는 죽으려 한다. 가족이 들어와서 내 시체를 보면 놀랄 테니 내 가족이 오기 전에 집에 와서 치워달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은 보건복지상담센터는 즉시 112과 소방구조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의 발신지인 양주시 광적면의 한 아파트 6층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문이 잠겨있어 내부로 진입할 수 없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온 해머로 창문 틀을 부순 뒤 집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로 들어가자 두 경찰관은 거실 베란다 창문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A씨를 발견했다. 곧바로 소방구조대원들에게 인계해 응급처치를 했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생사가 갈릴 뻔한 상황이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조사결과 파킨슨병을 앓던 A씨는 그동안 처지를 비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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