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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퇴근길 만남이 쇼통?, 침소봉대 말라…인연 소중히 한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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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지난 26일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민의 ‘깜짝 만남’이 연출된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침소봉대’(針小棒大·작은 바늘을 몽둥이로 부풀려 말하는 모습)라고 반박했다.

30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SNS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대통령이 어떤 질문 할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답변도 준비해서 그 각본에 맞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것을 연출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세상이 좁은 것인지 탁현민 행정관의 기획력이 탁월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날 문 대통령과 시민과의 깜짝 만남을 ‘쇼통’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 만난 취업준비생이 ‘깜짝 만남’에 참석한 사실을 지적하면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고 부대변인은 “‘연출이 들통났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꼬집는 부분은 한명의 취업준비생 때문이었다”며 “이 청년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라며 해당 청년을 소개했다.

고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 청년은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인 2017년 겨울에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과 이 청년은 같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취준생으로서의 어려움이나 미래의 꿈, 포부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만남은 9분 분량이 동영상으로 제작돼 스트리밍 서비스돼 현재까지 조회수 43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고 부대변인은 “그 청년이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취준생으로서 고충이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그런데 한 사람 참석을 가지고 전체를 다 연출했다고 하는 것은 침소봉대가 아닌가, 의도적 흠집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의 모든 일정은 공개로 진행됐고, 참석자 중 어느 누구도 정해진 질문이나 답변 없이 진행됐다는 것은 현장을 취재한 기자도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부대변인은 “대통령이 4500만 국민을 다 만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만남을 통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 그런 어려움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는지 고민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7월 30일자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방송 '11시 50분 청와대 입니다'

7월 30일자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방송 '11시 50분 청와대 입니다'

김선 행정관 역시 “(해당 청년의 참석은) 과거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그런 뜻”이라고 거들었다.

김 행정관은 퇴근길 만남 당일 즉석만남이 성사된 직장인들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었다며 “창문 너머로 대통령 사진을 찍고 있는 직장인분들을 의전비서관실이 즉석에서 섭외해 만남을 주선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과 별도로 청와대가 행사 당일 ‘참석자 모두’ 문 대통령의 참석을 몰랐다고 언급했던 것을 두고 연출 논란의 단초는 청와대가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나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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