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미분양, 2년 만에 최악…경남이 가장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분양 주택이 약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총 6만2050가구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한 달 전(5만9836가구)보다 3.7%(2214가구) 늘어난 규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집을 다 짓고 나서도 집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3348가구에 달했다. 2015년 3월(1만3503가구)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2월 6만 가구를 넘어선 뒤 3월에는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6만2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6년 8월(6만2562가구)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최근 주택 분양시장에선 서울은 호황, 지방은 불황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는 추세다.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47가구로 전달과 같았다. 반면 지방에선 5만2542가구로 전달보다 5.1%(2539가구) 증가했다.

주택 미분양이 심각한 충남 천안시 일대.

주택 미분양이 심각한 충남 천안시 일대.

특히 조선업 침체의 여파가 큰 경남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1만4896가구에 달해 전국 17개 시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분양이 가장 적었던 2014년 말(2962가구)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에서 촉발된 주택 분양시장 침체는 대구ㆍ경북 지역으로 북상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증가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경북이었다. 경북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8419가구로 전달보다 964가구(12.9%) 증가했다.
미분양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대구였다. 지난달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312가구(160.8%) 늘어난 506가구를 기록했다.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2169가구로 전달(2238가구)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구의 4배 이상 수준이었다.
주택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전달 대비 1.2% 감소한 5402가구, 85㎡ 이하는 4.2% 증가한 5만6648가구로 집계됐다.
향후 주택공급의 추이를 가늠케 하는 인허가 물량은 급감했다.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에서 24만9505가구 전년 동기(29만7787호)보다 16.2% 줄었다. 최근 5년 평균(27만680가구)과 비교해도 7.8% 감소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서울의 인허가 물량은 전년 동기(4만425가구)보다 30.8% 감소한 2만7965가구에 그쳤다. 서울의 인허가 물량 감소폭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컸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에서 4만4278가구로 전년 동월(5만9608가구)보다 25.7% 축소됐다. 최근 5년 평균(5만8651가구)과 비교해도 24.5% 줄었다. 서울은 3625가구로 1년 전(6017가구)보다 39.8% 위축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