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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스님 “조속한 진퇴 결정” 이끌어낸 설조 스님 “단식 중단 더 고민해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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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조 스님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농성장에들어서고 있다. 세수 87세로 알려진 설조 스님은 지난달 20일 종단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설조 스님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농성장에들어서고 있다. 세수 87세로 알려진 설조 스님은 지난달 20일 종단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설조 스님이 설정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시작한 단식이 29일 40일째를 맞았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이 사실상 확실시 된 가운데 설조 스님은 “며칠 더 단식한 뒤 중단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단식장을 찾은 이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설조 스님이 처음에는 단식 중단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으나 재차 단식 중단을 간청하자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조 스님은 세수 87세로 지난달 20일 종단 적폐청산과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설조 스님은 불국사 주지, 법보신문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개혁회의 부의장을 지냈다.

설조 스님은 단식을 선언하며 설정 총무원장 등 의혹 당사자의 퇴진과 개혁적인 인사로 구성된 비상대책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후 조계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결집하고 설정 총무원장의 입장 발표를 끌어내는 등 어느 정도 상황을 바꿔놓았기 때문에 단식을 중단할 명분이 마련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설조 스님 측 관계자는 “애초 7월 말까지는 버티겠다고 하셨는데 중단 시점은 종단의 변화와 건강 상태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친자 의혹’ 문제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설정 총무원장은 “종단 주요 구성원분들께서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준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종단 사정을 잘 아는 불교계 관계자는 “설조 스님의 단식과 종단 안팎의 사퇴 압력 등으로 인해 설정 스님이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날 기자 회견은 ‘설정 스님의 결심’을 드러낸 자리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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