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준, 30일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묘소 참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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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위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26일 “김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이 30일 봉하마을을 방문키로 했다”며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관계자 “좌우통합, 새 보수의 가치”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도 조율 중

김병준 위원장 이외에 김용태 사무총장, 홍철호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대변인,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김병준 비대위의 봉하마을행은 지난 25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됐다. “전직 대통령 묘역을 다 참배하는데, 노 전 대통령만 안 갈 이유가 있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공식 출범한 비대위는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모두, 다 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적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의 봉하마을행은 좌우를 통합하고,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일(5월 23일)이 아닌 시기에 한국당 계열 당 지도부가 묘역을 방문하는 건 이례적이다. 2015년 2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은 게 유일했다. 당시 김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막 선출된 문재인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자 이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하지만 그때도 권 여사와의 만남은 불발됐다.

최근까지 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 측과 불편한 관계였다. 지난해 9월 정진석 의원이 “권양숙씨와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 노무현 재단은 곧바로 정 의원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당 역시 지난해 10월 권 여사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가족을 뇌물공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병준 비대위의 봉하마을행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노무현 찬송가만 부른다”고 비판했다.

김준영·성지원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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