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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아쉬운 강강술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4일 서울장애자올림픽 폐막식에는 잠실 주경기장 7만5천석이 입추의 여지없이 만원을 이루는 성황 속에 거행.
서울장애자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많은 관중이 몰릴 것을 예상, 미리 입장권을 배포했으나 이를 알지 못하고 온 사람들은 입장이 거부되자 출입처 요원들과 옥신각신.
특히 일부 입장하지 못한 장애자들은 장애자증명서를 내보이며 『장애자올림픽에 장애자가 들어가지 못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폐막식 입장에서 미국선수단 11명은 「감사합니다. 한국인 여러분」이란 글자가 각각 한글자씩 새겨진 T셔츠를 입고 등장, 본부석 앞으로 걸어와 관중석에 허리를 굽히고 인사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입장선수들 중 특히 휠체어 선수들은 갖가지 모양의 휠체어와 함께 다양한 모양과 색상의 의상을 입고 나와 흡사 휠체어 패션장을 방불케 했는데 지체장애선수 중엔 외다리에 두 손으로 목발을 짚고 입에는 자국 국기를 문 선수가 주경기장 서쪽 문에서 걸어나와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폐막행사는 출연진들이 장애자선수들의 휠체어를 밀면서 강강술래에 맞춰 함께 도는등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
행사가 끝난 후 외국선수들은 출연진들과 기념촬영·기념품교환 등으로 바빴는데 특히 한국의 족두리·화관이 큰 인기.
오만의「하메르」씨 (25)는 『족두리가 너무 이쁘다』며 자신이 쓰고있던 터번을 벗어 바꾸자고 요청하기도.
○…폐막식이 끝난 뒤 24일 오후8시부터 3시간 동안 선수촌 숙소 6동 앞에서 조직위가 주최하고 서울시·MBC가 후원한 선수단 송별축하회가 대규모로 열려 4천여 선수·임원들이 음식을 서로 나누고 송별공연을 즐기며 아쉬운 석별의 밤을 보냈다.
숙소아파트 광장에는 1백여개의 음식테이블이 뷔페식으로 준비되고 대형야외무대가 화려하게 설치돼 선수들은 휠체어를 굴리며 자유롭게 다니면서 서울패러림픽의 즐거운 사연을 주고받거나 공연음악에 맞추어 디스코를 추는 등 흥겨운 축제분위기.
○…선수촌 송별공연이 진행되던 숙소광장에는 모로코의 「아델지드·하즈미」선수 (25· 농구)와 「압델카더·아타르」코치 (34·농구)가 원삼저고리와 족두리를 각각 착용하고 활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이들은 그 동안 모아왔던 각국의 기념배지 10개를 한국의 한 「멋진 여성」에게 주고 대신 받은 선물이라며 패러림픽에서 얻은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고 희색이 만면.
○…선수·임원들은 이번 대회에서 자원봉사단 등 운영요원의 헌신적 봉사와 시민들의 친절, 선수촌의 쾌적한 시설에 고마와하며 서울을 떠나기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76년 토론토와 80년 네덜란드 안헴패러림픽에도 참가했던 스웨덴 농구선수 「헬렌· 로네가드」 양 (27· 다리절단· 스웨덴장애자스포츠교육센터직원) 은 『숙소나 경기장시설보다 시민과 자원봉사원의 친절과 헌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민의 친절함을 스웨덴에 널리 알리겠다』고 약속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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