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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 일반인 판매한다지만…딜러들 "임직원 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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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아우디가 소형세단 A3를 최대 40% 할인한 2370만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량을 실제로 판매하는 영업사원들은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라고 안내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공식 딜러 8곳 중 6곳 “임직원 전용” #친환경차 3000대 의무 판매해야 #아우디 측 “할인율 등 결정 안 돼” #소비자들 웃돈 줘야 구매 가능할 듯

중앙일보는 26일 아우디 차량을 판매하는 8개 공식 딜러사에 할인판매 하기로 한 'A3 40 TFSI' 모델 구입 가능성을 문의했다. 이중 6개 딜러사가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의 본사와 딜러·서비스센터 임직원 전용 상품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구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개 딜러사는 일반인이 구매할 수는 있지만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안내했다.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딜러사 “임직원 전용 리스상품”

아우디 딜러인 태안모터스 관계자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임직원과 직계가족을 대상으로 A3 모델 할인판매를 진행했는데 이미 25일 물량 배정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중산모터스·유카로오토모빌·한영모터스 등 다른 아우디 공식 딜러사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이들은 대기예약이나 취소 계약분의 인수 제의도 거절하면서 “일반 소비자는 기대를 접는 게 마음 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아우디 A3 세단. [중앙포토]

일부 아우디 딜러는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했다. 한서모터스는 “임직원과 직계가족이 구매하고 나면 일반 고객이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물량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본모터스도 “추정컨대 영업사원 1인당 최대 7대까지 출고가 가능하지만, 이미 웃돈을 얹어준다며 구매 의사를 표명한 고객들이 많아서 일반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아우토는 “본사에서 딜러사에 차량을 배정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미 다른 딜러사를 통해서 A3 구입 계약서를 쓴 고객은 아마 차량 배정이 안 돼서 계약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아우디 A3 세단. [사진 아우디]

2015년 아우디 A3 세단. [사진 아우디]

아우디가 파격 할인한 A3 물량을 내놓더라도, 일반인이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임직원 구매를 딱히 제한하지는 않겠지만, 임직원 전용 상품은 결코 아니다”며 “조만간 딜러사를 소집해서 이상한 소문 좀 내지 말라고 공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할인율이나 할인시기, 판매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에선 본사가 일반판매를 주장하더라도 실제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사가 임직원에게 먼저 판다면 본사도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사의 주장과 달리 일반인 판매분은 거의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40% 할인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할인율이 18%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김민지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은 “제품 가격의 상한이나 할인율을 규정한 공정거래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우디 A3 세단 실내. [중앙포토]

아우디 A3 세단 실내. [중앙포토]

다만 실제로 아우디가 40% 할인을 하더라도 소비자는 차량 가격을 예상보다 10% 정도 더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상속증여세법 35조1항에 의하면 '제품을 구매할 때 30%를 초과하여 할인받은 금액은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므로 증여세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정가 4350만원인 A3 40 TFSI 프리미엄을 2610만원에 구매한다면, 30%를 초과한 금액의 10%(43만5000원)를 증여세로 납부해야 한다.

아우디가 할인판매에 나선 건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에 따라 총 판매대수의 9.5%를 친환경차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우디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저공해차 인증을 받은 모델은 오직 A3뿐이다. 때문에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2018년식 신형 A3 40 TFSI와 A3 40 TFSI 프리미엄 등 2개 가솔린 모델에 대해서 할인 판매를 준비한 것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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