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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치킨집 수렴의 법칙’도 이젠 옛말? 자영업자 수난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치킨집 수렴의 법칙, 출처: JTBC 뉴스 캡쳐

치킨집 수렴의 법칙, 출처: JTBC 뉴스 캡쳐

‘치킨집 수렴의 법칙’을 아시나요? 문과 선택-경영대 진학-취직-명퇴-치킨집 창업 / 이과 선택-공대 진학-취직-명퇴-치킨집 창업 등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결국 치킨집 창업으로 귀결된다는 우스갯소리입니다. 우스갯소리에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건 이 농담이 어느 정도 사실이기 때문인데요. 안타깝지만 이 웃픈(웃긴+슬픈)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강남, 신촌을 비롯한 서울 핵심상권의 공실률이 전 분기 대비 급증했다고 합니다. 특히 논현동의 경우 공실률이 18.4%로, 상가 10곳 중 2곳이 빈집인 셈이라고 하는데요. 적자가 심해 억대의 권리금을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중앙일보 7월 26일자 5면) 이는 자영업자들이 적은 수익으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임대료뿐만 아니라 수도요금, 전기요금을 비롯한 관리비까지 연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체납하면 전기, 수도가 끊겨 영업을 할 수가 없는데도 연체하는 지경이라고 하니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속을 썩을지 안 봐도 눈에 선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적합니다. 내수 위축으로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주창하며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오히려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비용 부담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대신 스스로 장시간 근무를 택하는 ‘이름만’ 사장들의 사연은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영업 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매출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인 차원에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듭니다. 기업이 신나게 사업을 확장하고 투자해야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자영업 창업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치킨집 수렴의 법칙에서 볼 수 있듯 퇴직 후 너도 나도 치킨집을, 음식점, 카페, 편의점을 여는 것이 현실입니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나눠 먹을 사람은 계속 늘어나니 모두 힘들 수밖에요.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이 이런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치열한 경쟁과 불안정한 고용 시장 때문에 불나방처럼 자영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의 자영업 폐업률(2.5%)이 창업률(2.1%)을 앞질렀다고 합니다. 치킨집 수렴의 법칙마저 옛말이 되기 전에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일자리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노회찬을 잃은 사람들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뽐뿌

“지금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이라는 신념에 빠져서 모든 경제 요소를 빼놓고 있습니다. 그냥 1만원이라는 수치가 목표가 되어버렸고, 그냥 그거 하나를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은 최저임금인상->물가 인상, 실업률 증가, 자영업자 도산, 건물 공실 증가. 이게 팩트입니다. 자영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인건비 문제가 아니라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문제라고 부르짖습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가 최근에 인상된 것도 아니고 그냥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이고, 큰 부담도 아닙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하려면, 카드사가 손해를 봐야 하는데 해줄까요?
두 번째 임대료...임대료 지방가면 100-200대 점포도 많습니다. 이슈되는 고가 점포들은 서울 쪽이 많습니다. 그런 점포는 사실 프랜차이즈나 메이저 점포라 영세자영업자라고 하기도 뭐합니다. 임대료는 사업 초기부터 인지하고 들어가는 부분이고, 급격한 인상이 되지도 않습니다. 티비에 나오는 극단적으로 급격히 올라가는 점포들은 흔히 말하는 핫한 수도권 상권입니다. 모든 지방, 시골에도 점포는 있습니다.
세 번째 최저임금인상. 이게 가장 큰 문제고 자영업이 힘들어진 가장 결정적 이유입니다. 2018년도 16.4%, 2019년 10.9% 예약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최저임금이 너무 낮고 주6일 엄청난 노동을 한 시기에 만들어진 수당입니다 그런데 이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금 주5일제가 정착되어있고, 임금도 높아진 상황에서 1일의 유급휴가를 준다는 것이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지 않습니까? 요새는 알바가 손해 보는 형태가 거의 없습니다. 걸핏하면 노동청에 신고하기 일쑤니까요. 지금 oecd에서 4개국 빼고 가장 높은 최저임금을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경제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유전이 터진 것도 아닌데...영세자영업자, 영세기업에 임금 폭탄을 떠안긴거죠. 국민들은 자영업자가 떼돈을 버는 중 아는데 주변에 힘겹게 유지하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입니다
자연스럽게 시장이 흘러가고 일 잘하는 사람한테 급여를 올려주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1만원이라는 수치에 매몰되어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내놓는 국가가 이해가 안 되어 적어봅니다. 자영업자는 적폐가 아니라 당신들의 부모님, 형제자매, 친척, 그리고 당신들의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ID ‘익명’

#네이버

“솔직히 요즘 젊은이들이 워낙에 빠삭하고, 집밥이 유행이라서 큰 회식 말고는 근처 식당도 잘 안 가게 됩니다. 이제 장사는 예전처럼 휘황찬란하게 되던 시대... 미안하지만, 없습니다. 옷이며 구두며 화장품 정장 까지.. 모두 다 웬만한 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다 사버리니 장사가 안되죠. 하다 못해... 집에 쌀까지... 스마트폰으로 배송시키면 하루만 지나면 집 앞 현관까지 오는데~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

ID 'aa_h****'

#와이고수

“그렇게 부담임?? 임대료는 확 오르거나 하지 않자나. 계약 끝내도 건물주가 쉽게 못 올리지. 프랜차이즈 수수료도 얘기 하는데. 무일푼으로 시작하지 않는 이상 회사에서도 엄청 떼는 것 같지는 않던데. 현실적으로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수수료를 어떻게 잡으려는 건지 모르겠네. 문제는 최저시급인데 어떻게든 쉴드 치려는 애들 많은 듯하다”

ID '카스티야인'

#보배드림

“인건비가 올라간들 손님이 많으면 상관없어요. 손님 없어서 힘들다는 게 정답일 건데요. 잘 되는 김밥집 주방 이모님 넷, 홀 이모님 둘 쓰는데 생각보다 월급이 쎄네요 하면 장사 잘되는데 걱정할 거 없어 고생하니까 더 챙겨줘야지, 합니다. 음식 맛있습니다. 그러니 손님 찾는 거고. 맛없는 집은 손님 없습니다. 노력을 안 하는 건지 맛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신 건지. 인건비 때문에 운영 못한다는 기사를 보면 답답..“

ID ‘날아라닭’

#네이트판

4년차 술집을 운영하는 30살 남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이야기에 버틸 자신이 없어 가게를 부동산에 내어 놓고 왔네요. 최저임금이 올랐을때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물가와 인건비올라도 임금 올라서 그만큼 실물경제가 좋아질 거다. 그런데 막상 최저임금 올랐다 해서 실물경제가 좋아지진 않더라구요. 불안한 경기에 사람들이 돈을 안 쓰나봅니다. 식자재가격 유통비 인건비 모두 올랐는데 매출은 줄고 알바생 월급주기도 힘들어요. 내년엔 정말 버틸 자신이 없네요.

ID ‘후우’

#다음

“우리나라에는 일단 자영업자가 너무 많음. 어딜 가나 식당이 즐비하고 한 집 걸러 치킨집, 한 집 걸러 커피숍, 한 집 걸러 폰가게. 장사가 되겠음? 말만 사장이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임대료는 무지막지하게 비싸고 알바 월급주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고 합니다. 최저임금도 인상되었겠다... 급여 받으면서 일하는 게 백만 배는 낫습니다. 중소기업이나 공장도 취직하면 월급 고정으로 나오고 공휴일 휴무 보장에 4대보험 되는데요”

ID '로자르아힘'

#다음아고라

문 정권 경제 각료 다 사퇴시켜라. 한국 내수경기 이대로는 3-6개월 더 가면 아작 난다. 문 정권 국내 내수경기에 대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인데 딴짓만 하고 있다. 자영업 소상고인들을 위해서 금융규제 완화시켜야 한다. 문정권 이후 왜 그렇게 모든 사업에 규제가 심한지 그 규제로 인하여 밑바닥 서민 자영업 소상공인들만 아작 난다.

ID‘남북통일’


정리: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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