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e글중심

노회찬을 잃은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포토]

[중앙포토]

‘사망했다’는 기사에 사람들은 ‘잃었다’고 글을 달았습니다. 23일 숨진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이야기입니다. 벌써 사흘째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는 그를 잃은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길게 이어진 조문객의 행렬에서 그의 족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달음에 찾아온 국회의원부터 휠체어 탄 장애인, 일터를 되찾은 KTX 승무원, 교복 입은 학생, 대학생, 아이를 업은 엄마까지. 소수정당의 국회의원으로 평생 소수자의 편에 섰던 그였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장례식장 복도에 가득 찬 조문 행렬은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학서열과 학력차별이 없고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나라.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시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
2010년,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노회찬 의원이 후보 공약집에서 약속했던 내용입니다. 정치인의 빈소에 유독 많은 시민들이 찾은 것은 생전 노 의원이 추구해온 가치와 연관이 있습니다. 의원생활을 했던 7년간 그는 1029건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호주제 폐지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정리해고 제한법과 같이 약자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의 뚝심 있는 행보를 보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청년들도 많습니다. 2007년 대선과정에서 “‘‘헬조선’이란 말은 다른 계층이 아니라 청년의 어두운 현실 때문에 등장한 말”이라는 그의 발언 이후 정치에 냉소적이던 많은 청년들은 마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빈소를 찾은 각계각층의 조문객들은 노 의원과 얽힌 지난 기억들을 풀어냈습니다. 추모현수막에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도록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의원님께 큰 빚을 졌습니다”라는 포스트잇이 붙었습니다. 한 시간이나 줄을 서서 조문했다는 글도 보입니다. 빈소를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공부하는 대한민국, ‘카공족’ 어떻게 보시나요?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다음 아고라

“서민의 희망 노회찬 의원님, 영면을 애도합니다. 수천만 서민과 노동자의 희망 노회찬 의원님 더 아름답고 축복된 삶을 채우지는 못할 망정 갑작스런 죽음의 비보에 서로 얼싸 안고 눈물을 쏟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의 헌신적인 노동자와 서민 사랑 실천으로 수천만 서민들 희망과 용기를 나누며 살았고 작은 행복을 키우며 이웃을 위해 땀과 눈물을 쏟았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이 추구하고 소원하던 서민이 행복한 세상은 삼천리 강산에 땀과 눈물로 적시고 여울져서 서민과 노동자의 가슴에 들불처럼 타오릅니다. 서민의 희망 노회찬 의원님, 영원히 서민과 노동자의 품에서 영면하소서. 노회찬 의원님이 꿈꾸던 노동자와 서민이 행복한 세상 수천만 서민과 노동자들이 삼천리 강산에 꽃을 피울 것입니다.”

ID ‘유은종’

#다음

“주요 정치인이 사망했는데 수사조차 안 하다니 제정신인가? 밀어놓고 유서 뿌리고 투신으로 위장하는 건 껌이잖냐? 악랄한 부역자들과 사투를 벌여온 정치 행보만큼 용기와 정의감이 충만했던 사람이며 자기가 포기하면 부역자들만 가장 이득을 보고 국민들은 더 고통받을 거란 통찰력도 가진 사람이 푼돈 때문에 자살했다고 믿으라고? 일단 철저히 파헤쳐서 정의로운 사람들이 노통처럼 뜬금 자살당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라도 부역자들에게 해야 맞는 거 잖아”

ID ‘mounei’

#네이버

“세상이 참 미쳐 돌아가네요. 의도야 어떻든 돈 받은건 뇌물입니다. 대가없는 돈 있나요? 1000원이든, 1억이든, 한 끼 식사든 그런 게 다 나중에 부담으로 돌아 오는 건데 진보 대표 주자였던 노 의원이 그런 돈을 쉽게 생각하고 받았다면 민주당 정의당 또한 돈 받는 걸 얼마나 쉽게 생각하는지 국장으로 치룬다는 거 보니 미래가 걱정이네요.”

ID ‘rhap****’

#뽐뿌

“서민을 위해 약자들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오신 분인데 슬프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4000만 원이라는 정치 자금 이유가 컸습니다. 당시엔 노회찬 의원이 의원일 때가 아니라 정치 자금 모으는 게 쉽지가 않을 때지요. 그 돈이 경공모이 돈인지도 모르셨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진정 아끼는 정치인이 있다면 주저말고 후원하세요. 단 돈 몇천 원이라도 후원하세요. 그것이 정치인을 살리고 우리나라 정치를 발전 시키는 길입니다. ”

 ID ‘가구만드는미르’

#디시인사이드

“언제부터인가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주 이상하게 바뀌었다. 혹자는 극한 상황에 처하면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묻지만,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 모두가 자살이라는 도피처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죽어버리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아예 사라져버리는 것이니까. 죗값을 받기 싫어 지옥으로 도망간 자들을 고인이라는 이유로 미화하고 감싸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최악의 방법으로 회피를 한 비겁자의 자살은 사회적 비난요소가 되어야 마땅한 게 아닐까?”

ID ‘PaulVan’

#클리앙

“세브란스 병원 1층 들어가자마자 어디에 줄 서야할 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차분하게 줄서서 조문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분이었구나 싶었어요. 한 시간정도 줄 서서 기다릴 때는 차분할 수 있었는데 막상 빈소 안에 들어가니 감정을 추스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을 잃는다는 건 참 힘든 일이네요.”

ID ‘신비한도토리’

#보배드림

“바로 도덕과 정의로 물어뜯는 진보 사람들이죠. 진보 인사들은 조그만 생채기에도 정치생명이 위태위태 합니다. 그 잘난 지적질로 자기 자산을 칼로 도려내어 점점 병진이 되어가고 있거늘 아직도 씹을 거리를 찾는 변태적 도덕과 정의. 노회찬은 민주, 정의당 사람들의 실망감과 물고 뜯을 공격이 제일 치명적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진보에게 도덕을 맨 앞에 내세우는 것은 족쇄입니다. 여기서 더 잃고 싶으면 더 지롤하세요.”

ID ‘이기적수동’ 


정리: 변은샘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