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주부'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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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에 유대인이면서 불교를 통해 정신수양을 하는 주부(Jubu)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주부'란 유대인을 뜻하는 '주이시'(Jewish)와 불교신자라는 의미의 '부디스트'(Buddhist)를 합친 말이다. 주부의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불교신자로 등록하는 이들 중 30%는 유대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주부가 급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부가 늘면서 상당수 유대 교회에서 불교에서 영향받은 명상 프로그램을 갖추는 곳도 늘고 있다. 또 유력한 불교 잡지인 '불교 리뷰'의 편집진 대다수가 유대인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선원(禪院)의 간부 10명 중 절반이 유대인이다.

10년간 불교를 연구한 뒤 유대교 랍비(유대교의 율법사)가 된 앨런 루는 주부를 가리켜 "유일신을 믿는 유대교와 초월적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의 역설적 결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들이 불교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크다. '불교를 통해 더욱 독실한 유대인 됐다'는 이들이 있는 반면 '혼란스럽다'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일부 주부들은 거실에 불상을 놓아두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유대교에서는 우상 숭배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불교 관계자는 "그러나 대다수는 불교의 사상에 깊이 빠져들지는 않고 약간 접해 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교가 유대인들에게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데이비드 고틀립('불교도 유대인에게 보내는 편지'저자)은 "불교는 인생의 고통(suffering)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행을 통해 고통을 초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호소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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