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토피 앓았던 여성 고혈압·당뇨 위험 3배, 대비책 뭘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3)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산업화, 문명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놓기는 했지만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유해성분과 독소에 노출돼 있다. 우리 몸의 독소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건강한 일상,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일상 속 실천 가능한 디톡스(Detox, 해독)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작년 한 해 동안 &#39;아토피 피부염&#39;으로 병의원을 찾은 0~19세 소아 청소년 환자만 53만9989명에 달했다. [중앙포토]

작년 한 해 동안 &#39;아토피 피부염&#39;으로 병의원을 찾은 0~19세 소아 청소년 환자만 53만9989명에 달했다. [중앙포토]

아토피 질환 100만명의 시대. 요즘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가 참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아토피 피부염’으로 병·의원을 찾은 0~19세 소아·청소년 환자만 53만9989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아토피 환자 93만3897명의 5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부모 세대보다 훨씬 아토피 환자가 많다는 의미이다.

‘뜻을 알 수 없는’ ‘비정상적인 반응’ ‘기묘한’ 등의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아토피’가 어원인 이 피부질환은 아직도 정확한 발병 원인과 치료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붉은 발진과 가려움증, 피부 건조증 등을 동반하는 아토피는 주로 유아와 소아에게 발생하는 흔한 만성 혹은 재발성 피부염이다.

특히 다리가 접히는 부위와 엉덩이, 손목, 발목 등에 많이 나타난다. 성인이 되면 증상이 줄어들지만, 나이가 든 상태에서 피부가 건조해지면 역시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어 어릴 때부터  아토피 염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모가 아토피 질환 앓았다면 자녀도 노출 가능성 

아토피 질환에는 유전적·면역학적·환경적·정신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대기 오염과 주거 환경 변화, 식생활의 서구화, 스트레스 등이 환자 수 급증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모가 아토피 질환아토피질환을 앓았다면 자녀들도 아토피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실내공기 오염, 오염된 식품 섭취를 통해 유해물질에 노출되면 이들 물질이 DNA와 결합해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상염색체(epigenome)로 유해물질이 자녀와 다음 세대의 유전정보 발현에 이상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환경성 질환은 말 그대로 기후 변화와 각종 유해물질 노출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유발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아토피 질환은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이다.

기후 변화와 각종 유해물질 노출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의 환경성 질환에 걸리는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중앙포토]

기후 변화와 각종 유해물질 노출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의 환경성 질환에 걸리는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중앙포토]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은 질병 발생의 원인을 공유하며, 면역체계에 과민 반응이 일어나는 공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번 아토피 질환에 노출되면, 다른 아토피 질환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들 현상을 아토피 행진이라고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여성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일반 여성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대인의 질환으로 아토피 피부염과의 연관성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여성 환자는 혈관질환의 주범인 중성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이 높고 복부비만이 될 위험이 컸다. 중성지방이 150㎎/㎗ 이상일 확률은 아토피 피부염 여성 환자가 일반 여성보다 2.2배 높았다.

허리둘레가 80㎝ 이상인 복부비만 역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1.7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감한 시기에 아토피 질환에 걸리면 성인이 되어서도 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 보이는 영유아, 아토피 피부염 조심 

환경 요인의 용 아토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유식을 시작해야 하는 영유아에게서 계란·우유·과일·견과류 등에 식품 알레르기를 보이는 경우, 이를 식품 알레르기를 일찍 찾아내 제거해주어야 한다. 식품 알레르겐 반복 노출은 알레르기 체질을 만들 수 있어서다.

식품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의 섭취도 아토피 질환이 있으면 피해야 한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으면 아토피피부염, 천식, 비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기에 진단해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앓는 어린이, 도로변 집 피해야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 점막이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염증 반응이 유발되는 질환인데, 원인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흔하다. [중앙포토]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 점막이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염증 반응이 유발되는 질환인데, 원인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흔하다. [중앙포토]

새집증후군과 같이 실내오염물질과 화학물질에의 노출은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 환기를 자주해 실내 오염물질과 화학물질 농도를 줄여야 한다. 하루 2번 이상 자연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변에 있으면 초미세먼지, 특히 디젤 연소분진으로 아토피 염이 심해질 수 있다. 어린이들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으면, 이러한 집은 피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져다주는 특정 알레르겐에 주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어린이에게 흔한 알레르기 물질은 집먼지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주진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피부 각질을 먹은 뒤 내놓는 배설물이나 죽어서 말라 부스러진 사체 잔해 등이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 온도는 21~26℃,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 점막이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염증 반응이 유발되는 질환.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다. 원인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흔하다. 꽃가루·풀·나무 등 계절성 식물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는 것이 좋다. 비염이 잘 치료하지 않으면 부비동염·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가져다 줄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포함된 식품 먹어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면역기능이 개선되어 우리 몸이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중앙포토]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면역기능이 개선되어 우리 몸이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중앙포토]

아토피 질환은 만성화해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초기부터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토피 질환은 면역체계의 저하 및 교란으로 야기되는 질환이기에 면역기능 개선 효과를 지닌 ‘프로바이오틱스’를 식사에 상당한 비율로 포함하길 권하고 싶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가장 흔한 형태는 발효된 유제품과 프로바이오틱스가 강화된 식품이다. 우유 발효 음료, 요구르트, 발효된 독일식 김치, 한국 김치 등의 젖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당불내증을 개선하고 결장암을 예방하며 콜레스테롤 및 혈압을 낮춘다. 그리고 면역기능 개선, 감염예방, 무기물의 흡수개량, 스트레스로 인한 유해한 세균의 성장 방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결장염 개선 등의 역할을 한다. 또한 면역시스템을 강화하고, 칸디다증과 관련된 장의 치료와 항생제로서 권고됐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과잉 알코올·스트레스·질병·독성물질 노출·항균비누의 사용 등의 상황에서 우리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의 건강을 저해하고 유해한 경쟁자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활동한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ekeeper21@naver.com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