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존경하는 분 잃어 마음 아파 … 정치가 허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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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4일 경남 창원시에 마련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김 지사는 주변에 알리지 않고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창원시 한서병원 앞 문화마당에 마련된 분향소에 왔다. 김 지사는 영정 사진 앞에서 절을 했다. 방명록에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미안합니다. 편히 쉬시길…!”이라고 적었다. 김 지사 측은 “전날 오후 분향 일정을 논의 중이었는데 김 지사가 출근길에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되겠다’며 조문 계획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노회찬 분향소 찾아 “미안합니다” #경기고 동기 황교안도 조문

김 지사는 전날 오후 9시48분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존경하는 분을 잃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정치가 허망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더 힘들고 가슴 아픕니다”고 썼다. 이어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고 있을 가족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8분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왔다. 조 민정수석은 영정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오열했다. 그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듯한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에 따르면 그는 상주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 심상정 전 대표를 보자마자 붙잡고 한참 울었다. 이후 내실로 들어가 노 원내대표의 부인 김지선씨를 위로했다. 빈소를 찾은 50여 분이 흐른 오후 2시56분쯤 조 수석은 자리를 떴다. 그의 눈두덩은 벌겋게 달아 올라와 있었다. 조 수석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회찬 의원님, 편히 쉬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보정치의 별’이 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어느 날 밤하늘에 새로 빛나는 별이 있으면, 의원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고 애도했다. 경기고 72회(1976년 졸업) 동기동창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노 원내대표가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공안검사였던 황 전 총리와 검사실에서 조우하기도 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조한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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