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시아 국가는 1980년대를 전후로 의료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의료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리법인 설립 허용 및 주식시장 상장,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 지원 아래 의료.관광업계가 협력해 매력적인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적극 홍보함으로써 아시아의 의료관광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외국 투자 유치로 최고급 호텔 수준의 병원 건설, 환자의 종교.문화.언어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 제공 등 완벽한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외국인 환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인도는 2012년 20억 달러 외화 수입, 싱가포르는 100만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18억 달러 외화 수입, 태국은 2010년 200만 외국인 환자 유치를 목표로 정부와 의료.관광업계가 합심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분야의 후발주자인 우리도 이들 사례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의료서비스 양극화와는 별도로 '의료관광을 통한 외국인 환자 유치'라는 관점에서 의료시장 개방 및 영리 의료법인 설립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최근 위헌 판결을 받은 의료 광고 금지조항과 관련해 빨리 입법화함으로써 의료관광객 유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로 기존 의료관광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우리 의료기술.서비스.가격을 면밀하게 조사해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환자에게 홍보해야 한다. 셋째로 의료.관광업계는 물론 제반 기관들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넷째는 장기계획을 통해 부족한 의료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병원을 발굴해 전문병원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의료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외국인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관광시설이 국제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뛰어난 정보기술(IT)을 활용하고 의료서비스와 관광을 접목함으로써 의료관광시장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송도와 제주도에 추진하고 있는 외국병원 유치와 정부 및 의료.관광업계의 의료관광 상품 개발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조덕현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개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