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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까 말까 적립식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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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비교적 높은 수익을 거둔만큼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환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다. 신규 가입하려는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높은 주가가 부담스러워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적립식 투자의 매력은 장기 투자시 지수 흐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며 "신규 가입 시점은 어떤 지수대라도 괜찮고, 만기가 돌아온 투자자는 환매보다는 만기를 연장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적립식 펀드 환매 늘어=최근 환율 급락.유가 상승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일정 수익을 거둔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이 돈을 찾아가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적립식 펀드 통계를 처음 발표한 지난해 3월 이후 계속 증가하던 주식형 적립식 펀드 수탁액이 지난달 월 단위로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한국증권은 4월말 현재 적립식 펀드의 수탁액이 15조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5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적립식 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3월말 2조8900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7940억원, 지난달 15조532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처럼 수탁액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의 가입을 미루거나 해외펀드로 눈을 돌리는 한편, 일부는 주가 상승을 틈타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 투자하면 안정적 수익=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눈부시다. 제로인에 따르면 2005년 이전에 설정된 적립식 펀드(설정규모 10억원 이상)의 지난해 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70.31%에 이른다. 이같은 적립식 펀드의 고공비행은 주가가 지난해부터 계속 상승한 덕이 크다. 하지만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할 경우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1023이었던 94년 12월 가입, 5년동안 일정금액을 투자한 후 주가가 967이었던 99년 12월에 투자금액을 찾았다고 가정하면,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39.25%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연구원은 "지금처럼 높은 지수대에 돈을 불입하더라도 오랫동안 꾸준히 투자한다면 낮은 지수대에 가입한 펀드와 큰 차이 없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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