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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막바지 등판, 당대표 출마 8명 중 4명이 친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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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여의도 일대는 22일 종일 한산했다. 최고기온 섭씨 38도, 체감온도 40도의 용광로 더위에 인적이 드물었다. 국회의사당 일대만 예외였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 뛰어든 이들로 온종일 분주했다. 오전엔 이인영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의원 측 관계자들도 따로 오찬 간담회를 열었고, 대표를 노리다 최고위원으로 선회한 설훈 의원도 이날 출마선언을 했다.
전대 주자들은 연일 잰걸음이다. 1차 관문인 26일 예비 경선(컷오프)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26일 컷오프, 3명 압축 #세대론 등 나오며 친문 분화 시작 #이인영, 설훈 의원과 단일화 성공 #송영길·김두관 전국 돌며 표심 공략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민주당 의원들. 왼쪽부터 김두관, 김진표, 박범계, 송영길, 이인영, 이종걸, 이해찬, 최재성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민주당 의원들. 왼쪽부터 김두관, 김진표, 박범계, 송영길, 이인영, 이종걸, 이해찬, 최재성 의원 [연합뉴스]

대표 경선에는 이해찬(7선·세종), 이종걸(5선·경기 안양만안), 김진표(4선·경기 수원무), 송영길(4선·인천 계양을), 최재성(4선·서울 송파을), 이인영(3선·서울 구로갑), 박범계(재선·대전 서을),김두관(초선·경기 김포갑) 의원 등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26일 1차 컷오프를 통해 8월 25일 전당대회 때 겨룰 3명의 후보를 가린다. 컷오프는 국회의원ㆍ지역위원장ㆍ단체장 등 중앙위원 400여명의 직접 투표로 결정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1, 2위에 표 쏠림 현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3위안에 들려면 80표는 얻어야 하고 100표가 안정권”이라고 내다봤다. 투표권자들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정치권의 ‘선수’들인 데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돼 막상 뚜껑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따져야 할 변수도 복잡하다.

◇친문(親文)의 분화=대표 후보 8명 중 친문으로 분류되는 후보만 4명이다. 막판까지 입장 발표를 늦췄던 이해찬 의원은 ‘대장 부엉이’란 별명처럼 친노·친문의 맏형이다. 김진표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를 역임한 ‘정책 실세’다. 최재성 의원은 ‘문재인의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박범계 의원도 계파 논란을 야기했던 부엉이 모임의 멤버였다. 당내에선 연령·노선·지역 등에 따라 친문의 분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일이던 20일, 당권 주자들 중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이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일이던 20일, 당권 주자들 중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이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당장 ‘세대론’이 부각할 조짐이다. 최재성(53)·박범계(55)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우리에게는 혁신이 없었다”거나 “혁신과 과거와의 싸움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66)·김진표(71) 의원의 ‘올드보이’ 이미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은 “나도 나이가 그렇게 많진 않다”고 했고, 김진표 의원은 “젊은 당 대표로 바꾸자는 건 민주당이 선거에 대패한 정당도 아닌데 엉뚱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친문 그룹의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는 이들은 친문 내에서도 절반이 안 됐다”며 “이제 논의를 모아야겠지만, 의견이 일치해 누군가를 일사불란하게 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문은 바닥표 다지기=문재인 대통령과의 거리가 덜 가까운 후보들은 조직과 바닥 다지기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본선에서는 40%의 비중인 권리당원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예선에선 일단 투표권을 가진 400여명만 공략하면 된다. 이인영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 같이 활동해온 설훈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설 의원이 대중성은 약하지만, 의원 생활을 오래 하며 다진 표가 만만찮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ㆍ김두관 의원은 6ㆍ13 지방선거 전부터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전국을 샅샅이 훑었다. 두 사람 모두 “현역 의원들의 의사보단 지역 당원들의 민심이 전당대회에선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2016년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에게 밀려 2위를 했던 이종걸 의원은 “권리당원의 참여를 확 늘리는 혁신 당 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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