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 조사에 민간 전문가 참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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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17일 포항 기지에서 추락해 장병 5명이 사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군 관계자는 20일 "마린온 추락사고로 숨진 장병의 유족들이 국회와 유족 측이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를 사고 조사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유족들의 요구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 투명한 조사와 민간 전문가 요구한 유족의 뜻 반영키로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시 군 기지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이륙직후 로터(헬기 프로펠러)가 튕겨 나가며 추락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시 군 기지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이륙직후 로터(헬기 프로펠러)가 튕겨 나가며 추락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전날 ‘해병대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께 드리는 국방부 장관의 글’을 통해 "국방부는 해병대사령부가 유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겠으며, 사고의 원인이 한 점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위원회에는 마린온을 운용 중인 해병대사령부를 비롯해 육군, 해군, 공군의 현역 군인과 군무원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의 조사위원회 참여 규모에 대해서는 “오늘(20일) 유족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원회는 기체결함이나 부품 및 정비 불량 등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한다.
특히 사고 전날 진동 문제 때문에 주회전날개와 구동축 사이에 끼는 부품인 댐퍼(진동완충 장치)를 교체했고, 사고 당일에도 진동 문제로 정비를 받은 사실이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지금 당장 사고원인을 예단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며 "부품 교체와 사고의 연관 여부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사고 장면이 찍힌 영상과 수거된 블랙박스를 통한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에어버스 헬리콥터(옛 유로콥터)와 공동으로 개발해 육군에 납품한 수리온을 해병대의 해상기동 목적에 맞도록 개조한 것이다. 군은 제조업체 등 관련업체가 부품의 공급과 수리를 맡는 방식의 성과기반군수지원(PBL) 방식으로 KAI와 계약해 정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고 헬기도 KAI측이 정비를 해 왔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앞으로)철두철미하게 정비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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