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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되는 미·일 군사동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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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국은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무.국방 담당 장관이 참가한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위원회)를 열고 주일미군 기지 개편안에 최종 합의했다.

◆ 사실상의 '미.일 공동사령부' 탄생=먼저 미 서부 워싱턴주에 있던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를 개편한 '통합작전사령부'가 2008년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자마(座間) 미군기지로 이전한다. 이곳은 육.해.공 통합작전을 수행하는 거점사령부(UEX)가 되며, 한반도 유사시 작전을 총괄하게 된다. 또 육상자위대의 향후 핵심 부대인 중앙기동집단사령부도 2014년까지 이곳에 배치된다. 말하자면 미.일 공동사령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또 항공자위대의 항공총사령부가 2010년까지 도쿄의 미 공군 요코타(橫田) 기지로 옮겨 온다. 이곳에 양국의 미사일 공동방어(MD)를 위한 '공동통합운용조정소'란 이름의 작전센터가 창설된다. 일 자위대 간부는 "미국의 앞선 위성.레이더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탄도미사일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일본을 미국 동북아 전략거점으로=그동안 오키나와에서 실시되던 미군기 훈련은 올 가을 이후 일 혼슈(本州)에 있는 항공자위대 기지 여섯 곳으로 분산돼 이뤄진다. 항공자위대 간부는 "미군기가 평상시에도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훈련을 하게 돼 미.일 간 공동대응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며 "특히 규슈(九州) 지역 2개 기지로 긴급 활주로 기능을 옮겼으며 이는 거리가 가까운 한반도의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 북부 아오모리현 샤리키(車力) 항공자위대 기지에 미국의 신형 이동식 조기경계레이더인 'X밴드 레이더'를 배치키로 한 것도 눈길이 간다. 전문가들은 "원래 미 본토용으로 개발한 요격 레이더를 일본에 배치한 것은 미국이 그만큼 미.일 연대를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일 방위청 관계자는 "한국 내 연합사령부 해체 등 주한미군의 재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든 앞으론 일본을 미국의 동북아 전략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은 애초 일본에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비용 중 75%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지만 양국 군사동맹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막판에 59%로 양보하기도 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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