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월 만의 우승 … 김미현의 슬럼프 탈출 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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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29.KTF.사진) 선수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유니온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 오픈에서 김미현 선수는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2002년 8월 웬디스 챔피언십 이후 3년9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 기본으로 돌아가라=1m57㎝의 키로 '수퍼 땅콩'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미현은 샷 거리가 짧은 선수다. 여자대회에서도 거리가 계속 늘어나자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다른 선수보다 오히려 샤프트 길이가 1~2인치 긴 47인치짜리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그러나 거리는 늘어난 대신 정확도가 떨어졌다. 고민하던 그는 이번 겨울에 예전에 쓰던 다루기 쉬운 45.5인치짜리 드라이버를 다시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김미현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82%를 넘었다.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김미현의 캐디백에는 6개의 우드가 들어 있다. 대개 3~4개의 우드를 쓰지만 김미현은 1, 3, 5, 7, 9번과 11번 우드까지 갖고 다닌다. 11번 우드는 5번 아이언 대용으로 165야드 내외의 거리에서 사용한다. 아이언은 6번부터 11번까지 6개. 3~5번은 없다. 자신 없는 롱아이언은 아예 백에서 빼버렸다.

◆ 남다른 훈련=겨울 전지훈련지로 대부분 미국의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주를 택하지만 김미현은 태국을 선택했다.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스파르타식 훈련을 하기에는 태국이 좋다. 그는 겨울에 페어웨이 우드샷을 가다듬고 또 가다듬었다. 160야드가 넘으면 무조건 페어웨이 우드를 잡았다. '페어웨이 우드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연습의 결과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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