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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강북구 9평 옥탑방 월세계약···'한 달 살이' 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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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두 번째…지역 현안 빠른 해결 시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만간 강북구 삼양동의 9평 옥탑방에서 ‘한 달 살이’를 시작한다. 현장 시장실을 운영해 지역 현안을 해결해보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3선 취임 일성으로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며 “강북구에서 한 달간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한 달간 현장 시장실을 운영할 장소로 삼양동의 실평수 9평 집을 골라 월세 계약을 했다. 1층 단독주택의 옥상에 얹혀 있는 옥탑방이다. 박 시장은 이곳을 집무실 겸 숙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 시장이 삼양동을 고른 이유는 이곳이 강북구 내에서도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복지 수요도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맞은 편 미아동은 재개발 아파트가 많이 올라섰지만, 구릉지인 삼양동의 주거환경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세대·연립 주택이 들어차 불이 나도 소방차가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골목이 좁은 곳도 있다.

박 시장의 옥탑방 ‘한 달 살이’는 19일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제10대 서울시의회 첫 임시회가 끝나는 이 날 이후로 입주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틈나는 대로 강북구 숙소에서 시청으로 출근하고, 주말에도 동네에 머물며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미 현장 시장실을 운영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11월 은평구 뉴타운 미분양 아파트에 입주해 9일간 머물렀다. 당시 뉴타운 615가구가 미분양이었으나 박 시장이 입주해 문제 해결에 나서자 다음 해 1월 ‘완판’됐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박 시장은 강북구에 머물며 이 지역 현안의 빠른 해결을 시도하는 한편 강남·강북 균형발전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도 박 시장의 이사를 기대하고 있다. 강북구 관계자는 “삼양로에서 우이동까지 고도제한 탓에 재건축·재개발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주거·도시환경 개선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박 시장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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