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물에 걸려죽은 길이 143㎝ ‘식인상어’ 백상아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난 14일 오전 5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경]

지난 14일 오전 5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경]

지난 14일 오전 5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동방 1.5해리(약 2.7㎞) 해상에서 백상아리 한 마리가 발견됐다. 이날 오전 3시쯤 조업에 나선 장어 낚시 어선이 설치해 둔 그물에 걸려 죽은 채였다. 이 백상아리는 길이 143㎝, 무게 25㎏ 크기였다.

경북 동해안서 발견 … 피서철 비상 #야간에 주로 활동, 피냄새 잘 맡아

백상아리는 이가 날카롭고 성질이 흉폭해 사람을 공격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식인상어'라고 불린다. 영화 '죠스'에 등장하는 상어가 바로 백상아리다.

경북 동해안에 백상아리가 발견되면서 해경은 어민과 다이버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동해안에서 식인상어가 발견돼 어업인들과 다이버 등 레저 활동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어를 만났을 땐 고함을 지르거나 작살로 찌르는 자극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즉시 그 자리를 피해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전 5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경]

지난 14일 오전 5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경]

국내 바다에 분포하는 상어는 40여 종이다. 5월쯤 수온이 높아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해 고등어·삼치·멸치·오징어 등을 따라 연안으로 건너 온다. 상어는 종류에 따라 포악한 상어와 온순한 상어가 있다. 피서객과 해녀들을 공격하는 포악 상어는 청상아리·백상아리·귀상어·무태상어·청새리상어·흉상어 등 7~10종이다. 이 중 청상아리와 백상아리가 가장 난폭하다.

해경이 백상아리 발견 직후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은 피서객이나 어민·해녀가 식인상어에게 공격받아 숨진 사례가 6건 있어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59년 8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대학생 1명이 상어에 물려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이 첫 사례다.

81년 5월엔 보령시 오천면 외도 근해에서 해녀가, 86년 5월 전북 군산시 옥도면 연도 근해에서 잠수부가 상어의 공격으로 숨졌다. 95년과 96년에도 서해에서 어민이 상어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

이후 2005년 6월 충남 태안군 가의도 근해에서 잠수부가 중상을 입은 뒤 한국에서 식인상어에 공격당해 다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최근 수온이 상승해 식인상어의 출현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식인상어는 수온이 21도 이상인 해역에서 활동한다. 15일 현재 바다 수온은 22.8~26.6도다.

백상아리. [중앙포토]

백상아리. [중앙포토]

경주 앞바다에서 발견된 백상아리는 물속에서도 매우 빨리 움직이고 1㎞ 떨어진 곳의 피 냄새까지 맡을 정도로 후각이 발달했다. 따라서 상처가 있거나 월경 시기엔 절대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상어는 배가 고파지면 얕은 바다에 나타나는데 주로 늦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활발히 활동하니 이 시간에 수영이나 어업활동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수영복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흰 바탕에 줄무늬가 있는 수영복이 습격받기 쉽다"고 설명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