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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복용…교우관계 변화보일 때 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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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청소년들의 각종 비행과 범죄·자살 등의 심각한 사회문체들이 무분별한 약물사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서울시교위 교육연구원은 최근『약물 오·남용예방지도』를 펴내 이 같은 사회문제 예방에 적극 나섰다.
일선 교사들에게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각종 약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약물남용의 원인과 진단방법 및 지도방안 등을 알리기 위한 이 책의 집필자는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연구진을 비롯한 각 대학 정신과 전문교수 15명.
이 책은 급속한 신체적·정신적 변화, 성장에 따른 갈등과 고통을 이기지 못해 현실도피 수단으로 환각제 등에 의존해 버리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그들의 특징 및 그에 따른 문제점 등을 상세히 다뤘다.
이 책에 따르면 한국학생 및 비행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정신활성 물질은 담배와 술이 각각 26% 정도로 가장 많고 각성제 25%, 흡입제 3%, 환각제·에페드린 성분이 든 감기약·마약·신경안정제 등은 각각 1% 미만 등의 순서. 또 비행청소년의 상습 음주율은 27%로 일반학생의 10배가 넘는다.
그밖에 신경안정제·감기약·수면제·마약·본드 등의 정신활성물질 상용율도 비행청소년이 일반학생보다 약4배가 더 많은 33%정도로 나타나 약물남용과 비행사이의 깊은 상관관계를 뒷받침해주었다.
자신감·소속감이 없고 자기반성에 미숙하며 대인관계 및 대화가 서투르고 적응력·판단력이 부족할수록 약물남용의 우려가 높다.
또 약물남용은 의욕상실을 초래하므로 성적이 떨어지고 취미활동도 포기하게되며 약물의 종류에 따라 두통·집중력저하·신장 및 심장질환·뇌손상·운동불능증·만성피로·정서불안·영양실조 등 다양한 심신증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학교성적이 점차 떨어지고 ▲가족과 한데 어울리기를 싫어할 때 ▲갑작스런 의욕상실·우울·불안 등의 성격변화 ▲자주 목이 아프다며 기침을 하고 눈이·충혈되거나 감정이 메말라 보이고 머리가 유독 길어진다든지 옷차림이 허술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 ▲집에서 돈을 훔치거나 가출하고 상점에서 절도를 한다든가 운전사고를 일으킬 경우 ▲과거에는 어울리지 않던 친구들과 사귀는 등 교우관계의 변화 등이 나타날 때는 부모나 교사가 청소년의 약물복용 여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약물을 복용하지는 않았더라도 호기심을 느끼는 단계라면 그 해독의 심각성을 납득시키면서 가정과 학교생활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감을 갖도록 여러모로 도와주면 된다. 그러나 이미 약물복용에 따른 쾌감을 알고 그 재미를 반복하고 있는 단계라면 적극적인 교육과 집단치료 등을 서둘러야하며, 심한 정신병적 상태라든가 극도의 영양결핍 및 금단증상 등이 일어나 있을 경우는 입원치료가 필수적이다.
또 청소년들이 약물을 남용하게된 개인적·환경적 요인을 파악하여 이에 따른 문제와 갈등을 이겨내도록 교사와 가족들이 힘을 모아 자존심을 회복시켜줘야 한다.
이 책의 집필진은 한편약물남용은 대체로 사춘기 무렵부터 시작되지만 본드나 신나 등 휘발성 흡입제는 7∼9세부터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일단약물을 남용하기 시작하면 이를 중지하기 어려울뿐더러 그 악습은 주변으로 점점 확산되기 십상인점등을 감안할 때 초등학교에서부터 예방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소년들에게는 약물 이외의 방법으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좌선·명상·운동·취미생활 등의 방법과 기회를 제공할 것을 권유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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