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이렇게 바꾸자 공약제안 지도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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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내 동네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길 바라는 건 뭘까.

주민의 눈높이에서 지역 현안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전국 공약제안 지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작성됐다. 공약제안 지도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책안을 토대로 중앙일보가 만들었다.

이 지도를 통해 5.31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Manifesto) 참공약'을 만들 수 있다. 매니페스토 참공약이란 목표.우선순위.절차.기한.재원의 5개 조건이 명시돼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할 수 있는 공약을 말한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고 매니페스토 정책추진본부, 조인스닷컴이 주관하는 '공약은행(531.joins.com)' 사이트에는 내 고장을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한 2031건(4월 30일 오후 4시 현재)의 정책 제안이 쏟아졌다.

중앙일보와 매니페스토 추진본부 교수팀은 공약은행 개설 20일(4월 18일 기준)간 전국 230개 시.군.구 주민들이 올린 1457건의 정책안을 분석해 전국 공약제안 지도를 만들었다. 이들 제안은 교육.도시계획.문화.환경 등 10개 영역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도시가 발달한 수도권에선 주거환경, 교통.안전과 관련한 정책갈증의 비중이 컸다. 부산.대구 등 6대 광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인구 밀집이 심한 서울과 인천은 주거환경과 관련한 제안이, 화물 운송량이 많은 부산과 울산은 교통.안전과 관련된 제안이 수위를 차지했다.

반면 강원과 전남 등 농촌 지역에선 지역 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군(郡) 단위에선 청소년 교육환경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바람들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다. 가장 많은 주민이 참여한 서울시도 25개 구별로 정책수요의 특징이 드러났다.

같은 주거환경 분야라도 강남 지역 주민들은 한강시민공원의 운영방식 개선과 폭주족 단속을 요구한 반면 강북 지역 주민들은 마구잡이개발 시정과 노점상 정비가 주된 관심사였다.

중앙선관위는 전국 공약제안 지도를 5.31 지방선거에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공약은행에 들어온 각종 정책 제안을 선거구별로 분류한 뒤 단계적으로 후보자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선관위는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매니페스토 공약집'을 발간했다.

아주대 김영래(정치학) 교수는 "공약은행을 통한 전국 공약제안 지도는 유권자와 후보자 간 교감을 높여 주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시도되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공약제안지도 작성팀=전영기.김상우.김정욱.채병건.서승욱 기자, 오수길 한국디지털대 교수, 박홍순 매니페스토 추진본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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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약제안 지도=전국 주민들이 어떤 정책을 시행해 달라고 제안한 것을 한눈에 알아보게 만든 지도. 교통지도처럼 16개 특별.광역시, 도와 230개 군.시.구별 작성된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매니페스토 참공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중앙일보가 처음으로 만들었다. '정책수요 지도'라고도 한다.

◆ 공약예금=사이버은행인 공약은행에 주민들이 제안한 정책을 말한다. 공약예금을 토대로 공약제안 지도가 작성됐다. 공약은행은 중앙선관위와 중앙일보, 매니페스토추진본부가 조인스닷컴 사이트에 개설했다. 주민들이 제 고장 불편사항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예금하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이를 무료로 대출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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