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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고르기 어렵죠? 간접·분산 투자해주는'펀드랩'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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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요즘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은 한참 망설이게 된다. 간접 투자 붐으로 펀드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7000개 이상을 헤아리기 때문이다.

펀드마다 특성과 수익률이 천차만별인데다 증시의 등락도 심해져 펀드 상품 한 개에만 돈을 몰아넣기는 영 불안하다. 그렇다고 펀드 갈아타는 것도 쉽지 않다. 일정 기간 내에 펀드를 해지하면 환매 수수료로 적지 않은 돈을 떼인다. 그야말로 펀드 선택이 주식 종목 고르기보다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펀드와 '랩어카운트(일임형 주식투자)'의 장점을 결합한 '펀드랩'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랩운용팀장은 "펀드 랩이란 어떤 펀드에 들지 막막해 하는 투자자들에게 펀드 투자를 대행해주는 상품"이라며 "지난해 펀드 열풍에 밀려 유명무실해졌지만 최근엔 다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 랩과 펀드의 장점 결합=랩 상품은 원래 증권사들이 수천만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겨냥해 내놓은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 상품이다. '랩 매니저'로 불리는 운용 전문가들이 고객에게서 받은 투자금으로 주식종목을 골라 굴려주는 대신 일정액의 '랩 수수료'를 받는다. 요즘엔 적립식 형태로 만원 단위의 소액 투자도 가능한 상품이 속속 출시돼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펀드 랩 운용도 주식 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주식 랩이나 펀드가 주로 주식을 모아 굴리는 상품이라면 펀드 랩은 여러 개의 펀드를 묶어 하나의 상품처럼 운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펀드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상품이라고 봐도 된다.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부 박형규 대리는 "여러 개의 펀드를 개별적으로 들면 수익률이나 자산 재분배 등을 일일히 신경써야 하지만 펀드 랩은 적은 수수료로 증권사가 일임해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싼 수수료로 맞춤형 서비스=펀드 랩은 전문가가 대신 투자를 해준다는 점에서 펀드와 비슷하지만 한가지 장점이 더 있다. 고객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펀드 매니저가 통합 운용하는 상품인 탓에 투자자 개개인의 의견이 반영되기가 불가능하다. 가입자는 그냥 믿고 맡겨두는 수밖에 없다. 반면 펀드 랩 투자자는 랩 매니저와 상의해 최초 투자 대상 펀드를 고르고 중도에 펀드의 비중을 자유롭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 편입 비중에 따라 주식형.성장형.중립형.안정형으로 나뉜 펀드 랩 상품일 경우 투자자는 수수료 없이 주식형과 안정형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조완연 팀장은 "펀드는 그냥 사서 갖고 있는 수 밖에 없지만 펀드 랩은 증권사와의 '일대일 핫라인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도 개별 펀드에 비해 저렴하다. 수수료 없는 펀드 랩 전용 펀드를 편입하는 경우가 많고 판매 수수료가 없다. 한화증권의 경우 랩 수수료가 연 0.05%에 불과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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