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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잇따른 성추문…육군 장성의 성추행 적발

중앙일보

입력

최근 군의 장성급 지휘관들이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중앙포토]

최근 군의 장성급 지휘관들이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중앙포토]

군 장성의 성추문이 잇따르고 있다.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육군은 경기도 모 부대의 장성급 지휘관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사실을 확인한 뒤 그를 보직해임했다고 9일 밝혔다.

육군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기도 모 부대의 여군 B씨가 “부대 지휘관인 A 준장이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했다”고 신고를 했다. 확인 결과 A 준장인 올해 3월께 부하 여군 B씨와 서울 모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차량 안에서 손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손을 3~4초간 만진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인 A 준장은 “평소 심리학을 공부했는데,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 호르몬 관계를 알 수 있다는 내용을 배워 이를 확인했다”고 진술했다고 육군 중앙수사단은 전했다. 피해자 B씨는 “경황이 없어 상관의 지시에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은 식사와 함께 와인을 한 잔 시켰지만 다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A 준장으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당한 부하 여군이 더 있다는 제보를 받고 두 명의 추가 피해자를 확인했다. 부하 여군인 C씨는 A 준장이 지난해 11월 저녁을 한 뒤 차량에서 내 손을 잡았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A 준장은 “평소 두 사람이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아 격려차 밥을 사줬다”고 말했다.

[그래픽] 군 성범죄 피해신고 29건 중 20건이 상급자에 의한 성폭력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국방부는 병영 성폭력 근절을 위해 올해 2월 12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성범죄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한 결과, 29건의 성범죄 사건을 접수했다고 8일 밝혔다.   jin34@yna.co.kr (끝)

[그래픽] 군 성범죄 피해신고 29건 중 20건이 상급자에 의한 성폭력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국방부는 병영 성폭력 근절을 위해 올해 2월 12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성범죄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한 결과, 29건의 성범죄 사건을 접수했다고 8일 밝혔다. jin34@yna.co.kr (끝)

또 다른 부하 여군 D씨는 “A 준장이 지난해 8~9월께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손, 다리, 어깨를 만졌다”고 말했다. 당시 A 준장은 D씨에게 “손이 왜 그래”“이 다리로 뛸 수 있겠나”“살 좀 쪄라” 등 발언을 했다.

B씨는 “많이 고민한 끝에 A 준장에 대해 신고했다”고 말했다고 육군 중앙수사단이 밝혔다. 후방 부대의 경우 간부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고하면 신원이 금방 드러나기 쉽고, 앞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A 준장을 아직 피의자로 입건하지는 않았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육군은 현재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의 부하 여군과의 문제가 일어났기 때문에 지휘관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A 준장의 보직을 해임했다.

또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이를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한 뒤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육군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해군 장성급 지휘관(준장)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군형법상 준강간미수)로 구속됐다.

이철재ㆍ권유진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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