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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도 관전…하키열풍 실감<관중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한국여자 하키가 구기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며 27일 영국과의 준결선이 벌어진 성남 공설운동장에는 김영삼 민주당 총재 부부와 윤길중 민정당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까지 대거 나와 관전, 하키 열풍을 실감.
김총재는 이날 황명수 부총재·서청원 대변인과 박종률·조만후 의원을 대동하고 나와 경기를 지켜보고 귀빈실에서 김집 선수단장과 잠시 환담한 뒤 정태수 하키협회장에게 격려금 1백만원을 전달.
김총재는 경기를 마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단체경기에서 결승에 오른 것이 대견하고 기쁘다』며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선전을 당부.
한때 결혼 설로 탁구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한국의 안재형 선수와 중국의 탁구스타「자오즈민」선수가 서울올림픽 개막 후 처음으로 27일 서울대 탁구경기장에서 마주쳤다.
「자오즈민」선수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복식경기가 끝난 뒤 동료「천징」선수와 함께 관중석 앞 선수대기석을 지나다 한국남자 탁구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하러 나왔던 안 선수와 맞부딪쳤다.
순간 두 선수는 다소 상기된 듯 서로 눈길을 피했으나「자오즈민」선수는 곧바로 안 선수로부터 5m 떨어진 자리에 앉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여유를 보인 반면 안 선수는 한국기자들이 몰려가 플래시를 터뜨리자 5분쯤 뒤 자리를 떴다.
유도 71kg이하급 경기가 열린 27일 장충 체육관은 한국의 박정희와 일본의「고가」가 초반인 2회전에서 맞붙어 첫 한일전이 벌어지자 관중석의 응원전도 전에 없이 열기.
관중석은 태극기와 일장기로 뒤덮였으며「박정희」「고가」를 외치는 양국 응원단의 함성으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
그러나 박정희가 초반에 일본의「고가」에 패하는 바람에 관중의 3분의1이 빠져나갔고 「고가」도 3회전에서 소련의「티나제」에게 패해 박선수의 패자부활전 가능성 마저 사라지자 관중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 경기장은 쓸쓸한 분위기.
우승후보들이 모두 초반에 탈락하는 이변을 보인 이날 마지막 결승전은 관중석이 텅텅 빈 가운데 경기를 벌였다.
레슬링 자유형 첫 경기가 열린 성남상무 체육관에는 27일 약2천여명의 관중들이 몰렸으나 한국선수단의 김태우 선수 (90kg급) 만 3연승을 거두었을 뿐 금메달 유망주였던 48kg급의 이상호와 62kg급의 김연만 선수가 예선에서 모두 탈락하자 허탈한 분위기.
한국선수단의 첫 메달수확 종목인 레슬링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한국선수의 경기 때마다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관중들은 이선수가 일본의「고바야시」와의 대전에서 40초만에 왼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고 기권패 하자 몹시 실망한 듯 일부관중들은 아예 자리를 뜨기도.
27일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듀엣경기가 열린 올림픽공원 수영장에선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세계의「인어」들이 총집합한 가운데 아름다운 연기와 동작뿐 아니라 이들이 입고 온 의상도 한결같이 화려해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미국선수들은 분홍색 바탕에 큰 별을 금빛 레이스로 수놓은 수영복을, 캐나다는 알록달록한 무늬를 수놓은 의상을, 한국선수들은 태극마크와 엠블럼을 형상화한 복장을 입고 나왔는데 비싼 옷은 1벌에 3백만원까지 한다는 것.
요트경기를 취재 온 외국보도진들이 묵고있는 부산조선비치 호텔은 최근 이들로부터 엉뚱한 숙박료 환불요청이 잇따라 큰 곤욕.
호텔 측은 당초 해당국가의 NOC로부터 이들의 예정숙박료의 70%에 해당되는 예치금을 미리 받았는데 이들이 투숙한 뒤 나머지 30%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가『이미 완불된 숙박료에 왜 추가요금을 받느냐』는 엉뚱한 항의와 함께 심지어는『남는 예치금을 돌려달라』 는 상식이하의 요구까지 잇따르고 있다는 것.
호텔 측은 이들 중 40여명이 연명한 항의서를 전달받고는 이들에게 자국 NOC 측과의 숙박료 계산서를 내보이며 일일이 해명하느라 진땀.
서울시는 올림픽 문화행사의 하나로 수십억원을 들여 한국전통 도예·공예전, 음식문화 5천년전, 시민소장 문화재전등 각종문화 전시회를 경희 궁터 시민공원에서 열고 있으나 찾는 외국인들이 없자 낭패한 표정.
우리의 전통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이 전시회는 막상 외국인들에게는 개최사실이 전혀 홍보되지 않은데다 시민들에게조차 알려져 있지 않아「판」만 벌여놓고「객」이 없는 잔치를 연출.
경기도는 27일 제24회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가운데 경기도내 경기장에서 벌어진 핸드볼·하키·사이클·승마·레슬링·조정·커누 등 7개 종목에 출전한 2천9백구명의 국내·외 선수로부터 서명을 받아 종목별로 7개의 병풍을 제작, 영구 보존키로 결정.
올림픽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부산시가 올림픽 붐 조성을 위해 시내 주요 간선도로변에 게양한 호돌이 기와 엠블럼 기가 매연 등에 찌들어 더러운 곳이 많아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시청부근 중앙로와 축구경기장인·구덕운동장, 요트경기장이 있는 해운대 일대의 호돌이 기와 엠블럼 기는 비교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간선도로변에 게양돼있는 기는 시꺼먼 색으로 변해 보기 흉한 대로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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