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천만원 쇼핑서 공짜 관광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들며 선수촌의 하루도 달라지고 있다.
사격·조정·수영경영 등 경기가 끝난 종목이 늘어나면서 경기를 끝낸 선수들이 서둘러 귀국하는가 하면 일부는 관광과. 쇼핑 등으로 부담 없는 한가한 시간을 보내며 한국을 배우고 있다.
주로 미국과 일본 등 부자나라에서 온 선수들은 관광과 쇼핑을 즐기려 출국을 늦추고 있는 반면,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 선수들은 시합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귀국하는 상황.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온 선수들은 주로 선수촌에서 마련해주는 공짜관광
등 프로그램에 참석하며 단체 귀국 일을 기다리고 있다.
▲귀국=26일까지 모두 79개국 9백81명이 선수촌을 떠나 귀국 길에 올랐는데 가장 많이 귀국한 나라는 중국으로 모두 87명이며, 두 번 째는 소련으로 86명.
이에 반해 미국은 또25명, 영국은 2명, 일본은 단 1명만이 귀국해 대조적이다.
공산권 선수들은 대부분 경기가 끝난 다음날 귀국하거나 늦어도 2∼3일 내에 귀국하는 반면 미국과 유럽선수들은 느긋하게 머무르며 관광·쇼핑·경기관람 등을 즐긴다.
▲관광=유럽 선수들과 임원들은 대부분 여행사 등을 통한 단체관광에 몰리는 반면, 미국과 일본선수 등은 대부분 개별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편. 아프리카·남미 등의 선수들은 주로 산업시찰과 가정방문 등「공짜여행」을 즐기고 있다.
관광 코스로는 판문점이 가장 인기가 높아 이미 10월2일까지 예약된 상태.
노르웨이 선수들의 경우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모두 16명이 판문점을 다녀왔다.
미국과 일본 선수들은 주로 봉고 차를 빌어 용인 민속촌과 이천 도요지 관광 등을 찾으며 밤에는 주로 호텔 나이트클럽에 몰린다.
동구와 아프리카 등에서 온 선수들은 대기업에서 마련한 산업시찰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올림픽 개막이후 26일까지 매일 1백50여명씩 모두 9백명 정도가 다녀왔으며 삼성·금성 등 일부 공장 견학코스는 이달말 까지 예약이 끝난 형편이다.
▲쇼핑=대부분의 선수들이 이태원과 남대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선수 등이 많은 물건을 구입하는 반면 아프리카·동남아 선수 등은「눈요기」로만 즐기는 편.
특히 미국의 태권도 선수들은 20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체류하며 매일같이 이태원 등으로 쇼핑을 나가 주로 옷과 신발·인형 등을 사모은 뒤 선수촌내 우체국을 통해 본국으로 부치는 게 일.
일본 수영선수들도 25일 경기를 끝내고 26일 오전10시30분 단체로 이태원으로 쇼핑을 갔다.
남태평양의 소국 바누아투 선수들은 16일 개막식을 앞두고 입장식에 신고 나갈 구두를 사기 위해 이태원에 쇼핑을 간 이후 거의 매일 시내쇼핑을 나가지만 대부분「아이쇼핑」.
쇼핑에 있어서 가장 특이한 나라는 선수가 1명도 없이 임원만 11명이 참석한 동남아의 부국「브루나이」. 모두 롯데호텔에 투숙하며 한번에 수천만원 단위로 물건을 사가기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슈프리·볼키아」왕자,「후세인」국무총리 등은 매일 롯데 백화점에 들러 3천만∼4천만원씩 쇼핑하는가 하면, 비단을 한꺼번에 1천5백만원 어치씩 사기도.
▲선수촌 행사=쇼핑이나 관광 등을 나가지 않은 많은 선수들은 선수촌내의 각종 행사 등에 참여해 그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있다.
26일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민속놀이마당」에는 1백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널뛰기·제기차기·윷놀이 등을 즐기며 한국의 고유풍습과 흥에 흠뻑 젖기도 했다. <오병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