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공략 작심한 볼보, XC40 1700만원 싸게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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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철 기자

볼보차의 준중형 SUV XC40 주행사진. [사진 볼보자동차]

[J가 타봤습니다] 볼보 XC40 스웨덴·한국 시승기

볼보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이 국내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XC40은 볼보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입판매를 선택한 대표 차종이다.

3일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일렬로 달리는 볼보차의 준중형 SUV XC40. [사진 볼보자동차]

중앙일보는 지난달 19일 한국에 수입하는 볼보차를 개발·조립하는 스웨덴에서 예테보리공항-예테보리항 편도 41km 구간을 주행하면서 디젤모델(D4 R디자인)을 시승했다. 또 지난 3일에는 강원도 춘천-경기도 남양주 편도 64km 구간에서 최고급모델(T4 인스크립션)을 시승하고, 경기도 남양주-강원도 화천군-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편도 223km 구간에서 주력모델(T4 R디자인) 성능을 체험했다.

한국과 스웨덴 양국에서 시승을 하면서 가장 놀란 건 가격이다. XC40 판매가격은 유럽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스웨덴에서 탑승한 디젤차 현지 판매가격은 53만1610크로나(6746만원)였다. 주력모델(T4 R디자인·4880만원)을 기준으로 한국 판매가격은 스웨덴(6056만원)·독일(6661만원)·영국(6116만원) 등 유럽 주요국가보다 최대 1781만원이나 저렴하다(3일 환율·한국차와 동일 옵션 선택시).

스웨덴 현지에서 판매 중인 볼보 XC40 판매가격 카탈로그. 한국 공식 판매가보다 상당히 비싸다. 예테보리(스웨덴) = 문희철 기자.

이만식 볼보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상무는 “지난해 판매목표(6300대)를 초과한 실적(6604대)을 달성하자, 스웨덴 본사에서 향국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볼보 5월 판매 증가율(58.1%)은 10개 주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편이다.

국내외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는 헤드램프 디자인은 XC40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다만 중형 SUV XC60과 비교하면 전면부는 인상이 더 강렬해졌다. 헤드램프 눈매 각도가 보다 가파르게 올라가도록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XC60보다 역동적이면서 단단한 느낌을 준다.

볼보 XC40의 인상적인 헤드램프. 문희철 기자.

차체 크기도 XC60과 비교하면 크게 작다는 느낌이 안 든다. 이는 개발 단계에서 XC40이 중형 SUV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XC40 디자인은 XC60 디자인과 경합하다가 막판에 준중형 SUV로 개발 콘셉트가 변경됐다. 실제로 XC60과 비교하면 XC40은 전장(-16.5㎝)·전폭(-1.5㎝)·전고(-16.3㎝)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볼보의 중형 SUV XC60(왼쪽)과 비교한 준중형 SUV XC40. [사진 볼보자동차]

인상적인 부분은 실내 인테리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공간(콘솔박스·console box)은 4군데로 공간을 분리해 모형에 따라 효율적 수납이 가능하다. 콘솔박스 곳곳을 자세히 살펴보면 휴지통에 작은 주머니·서랍 등이 숨어있다. 운전자의 오른쪽 무릎 옆에 작게 스마트폰 수납공간이 숨어있고, 보조석 수납고(글로브박스·glove box) 가운데서는 핸드백걸이를 끄집어낼 수 있다. 모두 XC40 실내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다.

동급 차종 대비 고속 주행 성능은 만족도가 높다. XC90·XC60이 미끄러지듯 경쾌하게 가속하는 특유의 주행감각으로 인기를 얻는 것처럼 XC40도 비슷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정숙성도 훌륭하다.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닫혔던 창문을 열어보면 소음방지가 꽤 훌륭하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다만 제동력이 신속하지는 않다. 100km/h 이상 고속 주행 도중 급제동하면 초기 응답성은 좋지만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반 박자 늦게 차량이 멈춰선다.

볼보 XC40 T4 R디자인 모델에 탑승한 본지 기자 . 문희철 기자.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안정성도 훌륭한 편이다. 이현기 볼보코리아 세일즈트레이닝 매니저는 “XC60·XC90에서 채택했던 안전사양을 XC40도 하나도 빠짐 없이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브박스 상단이나 브레이크패드 상단 전선 등의 마감이 다소 어설프다는 점은 아쉽다. 또 디지털 계기판에서 속도·분당회전수를 가리키는 바늘이 옅은 흰색이라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테보리(스웨덴)·춘천·화천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