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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측의 폭발적 요인 곳곳에 복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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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림픽 이후 정국에는 부가측의 폭발성 잠복 요인들이 수두룩히 깔려 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라는 구심점이 빠지고 난 상태에서 이와 같은 복잡한 변수들이 제대로 통합· 조정되지 못하면 정치권에 대한 중압은 폭발적이 될 수도 있다.
국회 5공 비리조사 특위에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증인소환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며 중간평가· 지자제로 이어지는 미묘한 정치일정에서 주도권을 취려는 여야의 대결이 첨예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통일논의가 재개되면 좌우 이념문제가 다시 전면으로 표출되고 이미 도전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극좌세력과 이를 의구심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우익사이의 대결도 위험수위로 치다를 수도 있다.
심상찮은 물가 통제의 고삐를 벗어나고 있는 노사분규와 같은 국내의 사회여건과 북방외교의 확대, 남북간 교섭 등 국외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올림픽 이후를 보는 시각에 불안감이 깔리고, 위기설이 심심잖게 나돌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정치권이 이러한 변화요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런 위기설이 현실화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러한 우려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이처럼 한꺼번에 분출하는 갈등과 변화의 요인에 대해 정치권이 조정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집권세력이 정치적 안정을 다질 지기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 소야 대 라는 원내의석의 산술적 열세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국민의 안정적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정치적 구심체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권세력의 재 집권전도가 불투명하다는 것만큼 정치의 불안정 요인은 없을 것이다.
두번째로 정부 통치권의 약화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통치 질서가 확립되지 못한 사이에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 심각할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집권체제를 받쳐주던 공권력· 군 등의 영향력 감소는 간과할 수 없는 불안 요소다.
세 번째, 기성정치권의 역향력 악화다. 정당은 극단적인 지역감정으로 분열돼 있으며 사회갈등요인을 정치적으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외권 요인에 끌려가는 경향도 짙다. 이런 취약한 정치구조의 허점을 타고 좌파이념이 급속하게 확산되어 기성체제에 위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 같은 도전에 대응하지 못하면 양외적 요인이 그대로 정치권의 질서를 위협할 수도 있게 되어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 이후는 우리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하나의 과도기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비관적 진단 못지 않게 낙관적 기대도 있다. 여야정당과 정부 및 기타 정치세력들이 정치의 흐름을 어떤 방향으로 조정해 나갈지 각 당의 분석과 의원· 학계· 정계관측통들의 의견을 통해 짚어본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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