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석방 가능성 높다’…특검 “‘재판 연장’ 검찰과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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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왼쪽 사진)과 특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출석하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왼쪽 사진)과 특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출석하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씨의 1심 재판을 더 연장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검찰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허익범 특검팀의 박상융 특검보는 2일 브리핑에서 ‘드루킹의 1심 재판이 계속 열릴 수 있도록 특검이 법원에 의견서 등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지만) 필요하면 검찰과 협의해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씨가 이달 안으로 판결을 받으면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어 1차 수사 기간이 60일로 제한돼 있는 특검팀이 김씨의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조계는 현재 김씨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 형량이 비교적 무겁지 않은 점, 드루킹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계속해 반성문을 제출하는 점 등이 예측 근거가 됐다.

김씨은 지난 4월 17일 평창올림픽 여자 하키팀 관련 기사에 달린 2개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공범 2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검찰은 경찰의 추가 수사를 바탕으로 드루킹 일당이 537개 기사의 댓글 1만6000여 개에 184만여 회에 걸쳐 부정 추천을 한 혐의를 추가했지만, 드루킹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검찰과 다투기를 포기한 상태라 이달 중 1심 결론이 날 공산이 크다.

특검팀은 과거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했던 포렌식 전문가 등 15명 안팎의 포렌식 팀을 꾸렸다. 이 팀은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서 댓글조작ㆍ인사청탁ㆍ뇌물공여 혐의 등을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을 통해 경찰 수사기록 일부와 드루킹 일당이 쓰던 휴대전화, 노트북, 데스크톱 컴퓨터 실물 및 하드디스크 이미지 파일 등을 추가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필요한 경우 검찰이나 경찰의 포렌식 장비를 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허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분석 대상이 많다 보니 장비가 더 필요한 게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증거 확보 외에도 소환조사 범위를 넓히면서 핵심 단서를 찾아가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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