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속인다는 명백한 증거 있어” 핵 시설 은폐 경고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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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핵탄두와 핵 개발 시설을 은폐하고 있다는 미국 내 경고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0일(현지 시간) 미 국방정보국(DIA)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지도 않고, 핵탄두 및 관련 장비 시설 은폐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6·12 미·북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WP는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핵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개발 관련 시설의 유형과 개수를 줄이려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DIA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DIA는 북한이 65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는데, 북한은 자신들이 훨씬 적은 수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북한 영변의 핵 농축 시설에서 핵탄두용 핵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DIA는 2010년부터 북한 강선 지역에도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또 강선의 핵 농축 규모는 영변의 2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NBC방송도 지난 29일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의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이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북한이 핵탄두를 줄인다거나 (핵물질) 생산을 중단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그들이 미국을 속이려 한다는 절대적으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했다.

이런 정보는 북한 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WP와 NBC는 "상세한 내용은 정보원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당국의 요청으로 보도를 자제한다"고 밝혔다.

잇따르고 있는 미국 내의 경고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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