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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삼진아웃’ 강화…검찰, 반복범행 엄벌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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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예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폭력 행위를 일삼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 가해자에 대해 삼진 아웃제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트 폭력, 몰카 범죄 등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문한 데 따른 정부 종합대책의 일환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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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형사부(부장 권순범 검사장)는 1일 데이트 폭력 범죄에 대한 구속기준ㆍ사건처리기준을 정비ㆍ강화해 오는 2일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삼진아웃제 적극 실시 #2일부터 전국 검찰청 시행 #합의해도 ‘전력’에 포함 #2회 범행이라도 구속 고려

구체적으로 동일 피해자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을 두 차례 저지른 사람이 또다시 폭력을 저지를 경우, 검찰은 원칙적으로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한 개 사건 데이트 폭력 피의자라 하더라도 범죄사실이 3회 이상인 경우에는 구속 기소를 원칙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한 대검 관계자는 “야구 경기에서 타자가 헛스윙을 세 차례 하면 삼진아웃되듯 데이트 폭력을 세 차례 저지르면 재판 회부뿐 아니라 구속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삼진아웃이 아니더라도 처음 대비 범죄 혐의가 무거운 데이트 폭력 피의자의 경우, 검찰은 정식 기소뿐 아니라 구속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과거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와 합의한 사건도 범죄 전력에 포함해 구속ㆍ기소 여부에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까진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을 경우, 데이트 폭력을 다시 저질렀다 하더라도 초범으로 다뤄졌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구형 기준도 강화된다.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하는 등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한 데이트 폭력 사범은 죄질이 불량하다는 판단하에 가중 구형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 사건은 1만303건으로 집계돼 3년 전인 2014년(6675건) 대비 5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트폭력 범죄 10건 가운데 9건(91.7%)이 신체적 약자인 여성 대상이었다. 사건별로는 폭행ㆍ상해(73.3%)가 가장 많았고 체포ㆍ감금ㆍ협박(11.5%), 주거침입(4.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몰카범죄ㆍ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수사기관들이 조금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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